오후 9시20분 서울발 부산행 KTX를 탔다. 도착지 구포역까지 2시간30분. 주간지 두 권 정도 보면 딱 맞는 시간이다. 부산에서 미리 준비해간 시사인과 한겨레21을 꺼내려고 가방을 뒤졌다. 그런데 아침에 다 못읽고 남겨둔 한겨레신문이 손에 걸린다. 정확하게 말하면 한겨레신문이 매주 목요일 발행하는 특별판 'ESC'다. 난 신문의 주요 면을 먼저 보고 버리고 특별판은 나중에 여유있게 보기위해 남겨두는 버릇이 있다. 아침에 KTX를 타기위해 역으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 신문의 주요면은 다 보고 선반에 올려두었다. 특별판은 서울 가는 열차에서 볼려고 했는데 일행과 얘기를 나누다보니 보지 못하고 서울까지 가지고 간 것이다. 신문을 다 못 읽으면 꼭 그날 해치울 일을 못한 찜찜한 느낌이다. 빨리 훑어보고 잡지를..
15일자 경향신문 1면이다. 이 간단하고 당연한 여론조사로 진보진영은 이명박정권 공격에 효과적인 거점을 확보했다. 진보진영은 이명박정권을 반민주 독재정권으로 낙인 찍으면서 보다 강력한 공격의 수단을 동원할 명분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날 경향의 기사는 이명박정권과 진보진영의 대결양상에 변곡점을 만들었다. 그렇게 진보진영의 거점을 만들며 맹활약을 한 경향, 잠시도 쉬지않고 오늘 또 이명박정권을 거세게 몰아부친다. 15일 1면 제목 "이명박1년, 민주주의의 후퇴"를 그대로 부제로 붙인 송년 기획기사를 1면 포함해서 무려 8개 지면 전체를 동원해서 쓰고있다. 이제 이 거점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진보진영에게 또 한수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3면과 4면 국가주의 부활과 표현의 자유 억압 5면과 6면 관치경제와 정치..
신문 두개를 받아본다. 한겨레와 경향. 원래는 한겨레만 봤는데 촛불정국을 거치면서 경향도 봐주었다. 말 그대로 처음엔 봐주었다. 한겨레를 다보고 빠진 게 없나해서 경향을 펴든 적이 많았다. 진보적 신문의 하나인 경향도 한겨레와 같이 살아남게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본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경향에 먼저 손이 간다. 1면의 내용과 이어지는 페이지들의 편집이 경향이 훨씬 더 눈길을 끈다. 의제설정력도 탁월하다. 한겨레의 1면은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는데 경향 1면은 '그래맞아'하며 무릎을 친다. 오늘도 그런 경우다. 12월15일 경향신문 1면은 이명박정권의 민주주의에 대한 여론조사를 올렸다. 여론조사한 결과 압도적 다수가 민주주의 후퇴라고 대답했다. '이명박정부는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라는 여론조..
조중동이 노건평씨 의혹 사건에 열올리는 건 이해할 수 있다. 원래 그런 집단들이니 그러려니 한다. 이번 노건평씨 의혹 사건에서 사람들이 기막혔던 것은 원래 그런 조중동의 보도가 아니라 조중동 못지 않은 진보언론의 노건평씨 보도경쟁이다. mbc는 노건평씨의 자해보도로 한바탕 소동을 일으켰고, 한겨레·경향은 노건평씨에 대해 나오는 의혹들을 확인된 듯한 뉘앙스로 써대며 조중동과 전혀 구분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있다. 진보언론이 흘러나오는 혐의만으로 이렇게 열올리는 건 보기 힘든 모습이다. 현재 노건평씨 사건에 대해서 흘러나오는 건 수사진에서 전하는 관련자의 진술과 정황 그리고 그걸 뒷받침하는 수사진 자신의 '자신감'이다. 수사진에서 이 정도로 나오니 뭔가 있지 않겠냐는 것이 언론들의 노건평씨 보도 근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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