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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언론

경향신문 잘한다

커서 2008. 12. 15.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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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두개를 받아본다. 한겨레와 경향. 원래는 한겨레만 봤는데 촛불정국을 거치면서 경향도 봐주었다.

말 그대로 처음엔 봐주었다. 한겨레를 다보고 빠진 게 없나해서 경향을 펴든 적이 많았다. 진보적 신문의 하나인 경향도 한겨레와 같이 살아남게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본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경향에 먼저 손이 간다. 1면의 내용과 이어지는 페이지들의 편집이 경향이 훨씬 더 눈길을 끈다. 

의제설정력도 탁월하다. 한겨레의 1면은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는데 경향 1면은 '그래맞아'하며 무릎을 친다. 오늘도 그런 경우다.


 

12월15일 경향신문 1면은 이명박정권의 민주주의에 대한 여론조사를 올렸다. 여론조사한 결과 압도적 다수가 민주주의 후퇴라고 대답했다.

'이명박정부는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라는 여론조사만큼 선악이 확실하고 단순명쾌한 명제가 어디있나. 제목을 보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듬을 느꼈다.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단순명쾌하면서도 강력한 명제의 여론조사를 누구도 하지 못하고 경향이 했다. 오늘 경향 1면을 보고 콜롬부스의 달걀같은 통쾌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간 나는 진보진영엔 왜 파이팅 잘하는 신문이 없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그건 내 게으름과 무지함을 말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경향이 파이팅을 하고 있었는데 내가 몰랐던 것이다. 사상은 진보적이고 행동은 저돌적인 그런 신문을 원했는데 그게 바로 경향이다. 경향이 점점 소중해지기 시작한다.




확실히 한겨레는 경향에 비해 파이팅이 떨어진다. 민주주의 위기의 상황에서도 위기가 안느껴진다. 그냥 안타깝다는 정도의 느낌.

한겨레는 생각뿐 아니라 행동도 진보적으로 하려고 하는 것 같다. 보수 쪽과는 좀 달라야 된다고 생각하는 거 아닌가 싶다. 그래서 그들과의 파이팅에서 한발 물러서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고 한겨레를 비판할 생각은 없다. 역할분담으로 정리하는 게 좋을 거 같다. 경향이 보수정국을 치고나가고 한겨레는 진보적 이슈들을 다지고 점검하고 체크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요즘 경향신문 잘한다. 진보진영에도 이렇게 강력히 이슈파이팅 해주는 신문이 있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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