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잘 썼어. 어른 세대가 공동의 반성이 없는 게 영화 '명량'수준까지만 해도 괜찮아요. 근데 '국제시장'을 보면 아예 대놓고 "이 고생을 우리 후손이 아니고 우리가 해서 다행이다"라는 식이거든요. 정말 토가 나온다는 거예요. 정신 승리하는 사회라는 게. 진중권 허지웅 정유민의 '2014 욕 나오는 사건사고 총정리' 중 허지웅 발언. 영화평론가 허지웅씨가 에 대해 한 발언이 논란이다. 허지웅씨는 한겨레 좌담기사에서 국제시장에 대해 얘기하던 중 "정말 토가 나온다"고 했는데 TV조선이 이를 두고 허지웅이 국제시장을 "토 나오는 영화"라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허지웅은 "토나오는 영화"가 아니라 "정신승리가 토나온다"는 얘기라며 반론했다. 허지웅의 반론이 궁색해 보인다. 영화가 토나온다라는 말..
1. 가장 궁금해하는 거부터 시작하자. 볼만한가? 그렇다. 재밌다. 아주 재밌다. 신파와 웃음을 세련되게 잘 버무린 영화다. 이렇게 계산이 잘된 대중영화는 헐리우드 외에는 우리나라가 유일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잘 만들어진 대중영화다. 2. 어떤 재미냐고? 영화를 보고나면 통행크스의 포레스트검프가 생각난다. 불굴의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이 시대의 중심을 관통하고 역사적 인물들이 주인공을 스쳐지나간다는 점에서 포레스트검프 류의 판타지다. 다른 것은 포레스트검프보다 현실에 훨씬 더 무게가 실린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국제시장의 감동은 더 진하다. 3. 영화는 정치적인 부분에서도 아주 치밀한 계산을 한다. 국제시장은 6.25와 월남전, 파독광부 등의 사건이 배경이 되면서 보수적 색채의 영화라는 혐의..
영화 시작부 거친 느낌의 편집과 베트남 여배우의 어눌한 한국어가 주는 오글거림에 잠시 걱정을 했던 게 사실이다. 3억으로 제작된 초저예산 영화라는 점도 이런 걱정을 부추겼다. '100분 동안 영화를 봐주고 가야 하는 건 아닐까?' 그러나 기우였다. 100분은 어느새 지나갔고 '민망한 기색을 어떻게 감출까?' 하는 고민없이 '감독과의 대화' 시간을 맞이할 수 있었다. '안녕 투이'는 미스테리 구조에 이주여성들의 이야기를 입힌 영화다. 가득차 출렁거리는 바가지 속의 미스테리를 영화는 거의 흘리지 않고 옮겨 마지막 순간 항아리에 붓는다. 미스테리가 지나가는 배경엔 고립된 농촌과 그 곳에 시집온 이주여성의 현실이 새겨져 있다. 단단한 구조와 생생하게 표현된 현실은 특수효과와 물량투입 없이도 관객들을 100분 동..
만약 또 하나의 약속이 흥행하지 못한다면 가장 안타까운 건 영화의 바탕이 된 실화 속 사람들이나 10억 조금 넘는 돈으로 재능기부 해가면서 이 영화를 만든 스텝들이 아니라 영화 자체의 작품성일 것이다. 독립영화 수준의 제작비와 그렇기 때문에 집중해서 만들 수 없는 환경 등이 이 영화에 대한 기대를 제한하게 하는데 의외로 영화는 관객들에게 탄탄한 재미와 작품성을 보여준다. '또 하나의 약속'은 '변호인'과 많이 비교된다.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에 거슬리는 주제를 담고 있어 두 영화가 제작과 상영에 어려운 점을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어서 그럴 거다. 작품성에선 또 하나의 약속이 변호인보다 완성도가 좀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다. 그러나 개인적 평가는 변호인보다 낫다는 거다. 영화 초반부에 윤미가 죽어 어떻게 진행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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