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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잘 썼어. 어른 세대가 공동의 반성이 없는 게 영화 '명량'수준까지만 해도 괜찮아요. 

근데 '국제시장'을 보면 아예 대놓고 "이 고생을 우리 후손이 아니고 우리가 해서 다행이다"라는 식이거든요. 

정말 토가 나온다는 거예요. 정신 승리하는 사회라는 게. 


진중권 허지웅 정유민의 '2014 욕 나오는 사건사고 총정리' 중 허지웅 발언.


영화평론가 허지웅씨가 <국제시장>에 대해 한 발언이 논란이다. 허지웅씨는 한겨레 좌담기사에서 국제시장에 대해 얘기하던 중 "정말 토가 나온다"고 했는데 TV조선이 이를 두고 허지웅이 국제시장을 "토 나오는 영화"라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허지웅은 "토나오는 영화"가 아니라 "정신승리가 토나온다"는 얘기라며 반론했다.





 


허지웅의 반론이 궁색해 보인다. 영화가 토나온다라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허지웅의 말은 영화가 토나온다는 의미로 충분히 받아들여질만 하다. 허지웅은 "토나온다"에 호응하는 말을 "정신승리하는 사회"로 제한했지만 영화에 대한 허지웅의 반감을 봤을 때 영화 <국제시장>을 "토나온다"라는 말에 호응시켜도 무리한 해석은 아닌 걸로 보인다.


그래도 그 뜻이 아니라며 자구를 제대로 해석하라는 허지웅의 반론은 변희재를 떠올리게 한다. 변희재의 반론 방식이 그렇다. 변희재는 자신의 발언이 주는 뉘앙스나 메시지, 심지어 맥락조차도 차단하고 자구 그대로만 해석해서 상대의 공격에 맞선다. 이런 변희재의 글은 경찰이 쓰는 진술서를 닮았다. 진술서는 문장이 확대해석되는 걸 철저히 차단하는데 이래야 항후 수사와 재판에서 논란이 없기 때문이다.


엄정히 진행되어야 할 재판과 수사를 위해 진술서를 쓰는 건 맞다. 그러나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진술서 쓰듯이 하면 곤란하다. 상대와 얘기할 땐 고려하고 감안하면서 이해하고 답해야 한다. 한 자 한 자 의미를 확인하며 대화하면 커뮤니케이션은 불가능하다.


우리가 상대의 말에서 보다 관심을 가지는 것은 그 말의 진술서적 정확한 의미가 이나라 그 말을 한 화자의 의도와 말이 주는 전반적인 메시지다. 국제시장에 대한 허지웅의 말에 대해 우리가 따질 것은 진술서적 정확성이 아니라 그게 영화에 대한 악담이냐 아니냐다.


분명히 허지웅은 영화 국제시장에 대해 악담을 했다. 토나오게 하는 건 영화가 아니라 정신승리라고 하지만 결국 영화를 통해 정신승리한다는 점에서 그런 구분은 의미가 없다. 허지웅이 토한 토사물이 정신승리에만 던져지는 게 아니라 엮여 있는 영화에도 튀게 된다. 토사물이 튄 영화를 보고 영화를 만든 사람과 사랑하는 사람들이 허지웅에게 화내는 것은 당연하다. 


진보진영 일부에서 국제시장에 대해 반발이 다소 있는 것 같다. 이런 시점에서 허지웅의 발언은 진보가 문화적으로 편협하다는 오해를 굳힌다. 이런 혐의를 벗어나기 위해서도 허지웅에 대한 비판은 필요해 보인다.



* 역시 인문적 소양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보수 쪽은 입에 뭘 떠다줘도 안 되나 봅니다. 덕수와 영자가 국기경례하는 건 국가주의를 조롱하는 장면인데 박근혜 대통령이 이걸 언급하면서 덕수와 영자처럼 나라를 사랑하라고 했군요.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네요. 이렇게 아주 기본적인 영화 텍스트도 못읽는 분과 어떻게 소통이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그리고 국제시장으로 벌은 거 다 까먹었네요.



박 대통령, ‘국제시장’ 언급··· “즐거우나 괴로우나 나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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