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40대 이상은 대의의 시대를 살았다. 민주주의, 국가, 민족 같은 말 앞에서 저항하기 힘든 시대였다. 사실 80년대 20대들이 지금의 20대보다 사고력이나 용기가 더 뛰어났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더 다양한 문화적 혜택을 받은 지금의 20대가 사고력은 더 나을 수 있다. 그럼에도 80년대 20대가 독재에 맞서 저항할 수 있었던 것은 대의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잘은 몰랐지만 민주주의 같은 대의를 외면하는 불의한 사람은 되기 싫었던 것이다. 90년대 독재정권이 물러나고 선거제도가 정착이 되면서 대의는 점점 약해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이제 대의를 외쳐도 모이지 않았다. 이제 그만하라고 했다. 그러다 2008년 모이지 않던 사람들이 다시 모이기 시작했다. 촛불이 다시 수십만의 사람을 불러 모으기 시작했..
국가의 토대는 영토다. 여러 민족이 국가라는 테두리에 하나로 묶일 수 있는 건 영토란 개념이 있기 때문이다. 영토가 없다면 국가는 없고 국가가 있다면 반드시 영토가 있다. 국가를 부정하고 명예를 더럽히는 일은 지탄받고 단죄되기도 한다. 종교의 이름으로 국가가 하나 되긴 어렵지만 국가의 이름으로 종교는 하나 될 수 있다. 이 시대에 국가는 종교보다 더 강력한 신앙이다. 땅에 그어진 선일뿐인 영토에 토대한 국가가 이렇게 구성원에게 신앙처럼 작용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건 영토를 신성화 했기 때문이다. 국가는 신성한 영토를 지키는 국가로서 권위를 가진다. 독도에 일본 순시선이 접근만 해도 온 나라가 난리가 난다. 한 점도 안되는 무인도지만 온 나라가 공격 당한 것처럼 반응한다. 독도만 봐도 영토가 국가에 ..
보복의 정치를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니다. 오히려 정치보복은 정치 발전을 위한 가장 효과적 선택이 될 수도 있다. 보수세력들은 국회의원부터 지지자까지 아주 용감하다. 국회의 보수 정치인들은 논리로 설득하기보다 안하무인 막무가내로 밀어부치는 걸 선호한다.지지자들은 가스통을 들고 경찰 앞에서 무력까지 행사한다. 그러나 이들이 정말 용감해서 그런 건 아니다. 보수세력은 독재의 시대에 권력이 두려워 숨죽이고 살던 인간들이다. 민주투사에게 악랄한 고문을 주문하면서 자신들은 피한방울 흘리는 것도 공포스러워한 인간들이다. 심지어 신의 아들이라는 부러움을 받는 6개월 군복무도 피하는 게 이 사람들 습성이다. 그런데 이렇게 비열하고 나약한 인간들이 독재가 끝난 후 용감해질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이들이 자신들의..
부산의 길에서 본 벽보광고입니다. 이 광고물이 저를 두번 놀래키더군요. 여성전용 노래방이 있을 수 있다는 건 풍문을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여성전용 노래방을 광고하는 건 처음 보았습니다. 두번째는 밑에 새겨진 문구였습니다. 남자도우미를 아예 대놓고 모집하는군요. 정서적으로는 근래에 맞본 가장 큰 충격이었지만 여기에 대한 비판은 망설여집니다. 사실 현재 노래방에서 활동하는 여성도우미에 비한다면 남자도우미는 정말 새발의 피일 겁니다. 그리고 얼마나 퍼질지 모르나 현재는 이런 여성전용노래방에 출입하는 여자들도 극히 일부입니다. 남성 위주의 성매매가 판치는 이 사회에서 남자는 이 모집광고를 비판할 입장이 못 되는 것 같습니다. 평소 남녀평등주장을 많이 펼친 저로선 저 광고물을 보는 순간 일말의 흐믓함도 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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