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6년 민정당이 제안했던 의원내각제, 그럴듯 한데. 86년 민정당의 홍보책자다. 먼저 이 책자에 대해 얘기하기 전에 이 책자가 나온 역사적 배경설명부터 하자. 1985년 2.12총선에서 창당한지 한달도 되지 않은 신민당은 돌풍을 일으켜 103석의 거대 야당으로 국회에 자리잡는다. 이듬해 야당은 그 기세를 몰아 직선제 개헌을 위한 1천만 서명운동에 돌입한다. 당장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치러야 하는 5공정권으로선 야당의 이러한 투쟁을 그냥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결국 국내외의 여론에 밀린 5공 정권은 86년 4.30일 여야대표를 청와대에 초청하여 여야가 합의하면 현행헌법을 고치는데 반대하지 않겠다고 밝힌다. 이에 따라 그해 7월30일 국회헌특위가 발족하여 여야가 개헌협상을 시작한다. 민정당은 신민당의 직선제..

갑자기 그게 궁금했습니다. 커피자판기의 커피 나오는 구멍이. 저걸 사진 찍으면 어떤 모습일까?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들여다 볼 기회가 생겼고 사진기도 휴대하고 있었습니다. 예상대로 끈적한 커피물들로 범벅이 된 모습입니다. 뭐 이걸로 시비걸 건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하루종일 커피 뽑아내면 이런 모습을 피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런데 이 기계는 하루 정도 지난 모습이라기엔 조금 추접긴 하네요. 조금 더 가까이 봤습니다. 그닥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죠. 그렇다고 이 정도 장면에 커피를 마시기 싫다는 생각이 들진 않더군요. 이제 저 커피 나오는 구멍이 궁금해졌습니다. 카메라 후레쉬를 올리고 구멍속으로 렌즈를 들이밀었습니다. 그러자 펼쳐진 모습. 주변의 프라스틱 구멍 4개와 중간의 쇠구멍 두개. 메뉴는 커..
하루에 20명의 환자만 돌보기 위해 커피숍을 함께 운영한다는 의사의 얘기를 읽었습니다. 환자와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선 20명 이상 진료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철칙이었습니다. 그때문에 부족한 병원운영비는 커피숍에서 충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커피파는 의사, 제네널 닥처 김승범원장 일단 그의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노력이 반가왔습니다. 십수년전 속이 안좋아 내과를 자주 찾아간 적이 있는데 한번도 내 말을 주의 깊게 들어주는 의사를 보지 못했습니다. 내시경조사로도 원인을 찾지 못한 그들이 내린 진단은 스트레스성이었습니다. 결국 병원의 진료와 약을 포기하고 스스로 자가진단과 관찰로 증상에 대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이후부터 의사에 대한 불신이 생겼고 의사 말이라면 일단은 한번 걸르고..
20살의 87년은 내게 행복했던 한 해였다. 그전까지 철저히 통제받던 나의 시간과 공간을 누구도 제한하지 않았다. 그건 나에게 혁명과도 같은 변화였다. 지옥같은 학교를 탈출했다는 행복감에 비하면 대학에 못갔다는 아픔은 정말 사소한 것이었다. 이문세의 노래만 들어도 감성은 폭발할 듯 넘쳐났고, 컵라면에 샌드위치를 찍어먹는데도 맛있었다. 행복의 증거로 56kg이던 몸무게가 68kg까지 불어났다. 그 해 대한민국도 나처럼 변화의 순간에 들어서 있었다. 연초부터 데모소식이 들리더니 부산 재수생들의 본거지라 할 수 있는 초읍도서관에도 서면으로부터 최루탄 향기가 밀려왔다. 전두환은 독재자고 시위학생들은 애국자라는 걸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었다. 최루탄 냄새는 새파랗게 젊은 우리에게 정의에 대한 의무감으로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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