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하철 2호선 장산역 승강장 끝부분이다. 터널을 지나서 지하철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곳으로 거의 터널이나 마찬가지인 지점이다. 굉음을 내고 달리는 지하철이 승강장에 진입하는 곳이다 보니 소음은 말도 못한다. 지하철이 승강장에 진입할 땐 바람도 폭풍처럼 몰아친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 바람이 터널에 쌓인 온갖 먼지들을 같이 몰고 온다는 것이다. 한국에선 스크린도어가 자살방지용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실 승강장 스크린도어는 터널 내 먼지를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 스크린도어도 없는 역에서 터널이 시작되는 이 지점은 공기가 나쁘다는 지하 승강장에서도 가장 열악한 곳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여기 우측 문에서 사람이 나온다. 이 황폐한 공간에 사람이 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살고 있는..
생탁이라고 하면 부산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다. 서울에 장수막걸리가 있다면 부산엔 생탁이다. 부산사람들은 롯데를 응원하는 것처럼 생탁에 대해서 은근한 애정도 가지고 있다. 타 지역 사람들에게 부산에선 생탁이라며 권하는 부산사람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이런 부산시민의 애정 덕분인지 생탁은 부산을 넘어 경남까지 판매망을 확장하면서 부울경 대표 막걸리로 오를 기세다. 그런데 부산이 자랑하는 막걸리 생탁이 언제부턴가 반갑지 않은 소식을 전하기 시작했다. 생탁 노동자들이 파업을 시작한 것이다. 보통의 파업이라면 그러려니 넘기겠는데 생탁 노동자들이 든 피켓에 적힌 문구들이 심상치가 않았다. 그들이 부산시민에게 호소한 내용은 불편함을 넘어 경악스런 것이었다. 생탁 노동자들에게 주 5일 근무는 언감생심이다. 생..
2월 24일 부산 대연성당에서 부정선거 규탄 세번째 시국미사가 있었다. 이번 시국미사에서 신부님들은 지혜서 1장 15절의 "정의는 죽지 않는다" 는 구절을 인용하였다. 진실을 구할 때까지 신부님들의 시국미사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뜻으로 들렸다. 오후 7시30분이 지나자 '새벽을 흔들어 깨우리라' 는 입당성가가 울리면서 미사가 시작되었다. 제 1독서에서 이런 말씀이 들렸다. 나의 형제 여러분, 누가 믿음이 있다고 말하면서 실천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러한 믿음이 그 사람을 구원할 수 있겠습니까? 어떤 형제나 자매가 헐벗고 그날 먹을 양식조차 없는데, 여러분 가운데 누가 그들의 몸에 필요한 것은 주지 않으면서, “평안히 가서 몸을 따뜻이 녹이고 배불리 먹으시오.” 하고 말한다면, 무슨 소용이 ..
2010년 부산지하철노동조합 농성모습이다. 그런데 투쟁 현수막에 뜬금없이 '평화용사촌'이 등장한다. 대체 평화용사촌이 부산지하철과 무슨 관련이 있길래 '각성'하라고 하는 걸까? 평화용사촌은 부산지하철 1호선 역사청소용역을 맡고 있다. 당시 부산지하철노동조합이 청소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하면서 청소용역업체인 평화용사촌도 투쟁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평화용사촌은 부산지하철이 생긴 이래 1호선 역사 청소용역역을 30년간 독점계약하고 있다. 이런 파격적인 특혜가 가능했던 건 부산지하철이 30년간 평화용사촌과 단독으로 수의계약을 했기 때문이다. 지자체나 국가기관은 공개입찰이 원칙이지만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수의계약을 할 수도 있다. 지방재정계약법 시행령 25조는 수의계약에 해당되는 경우와 대상을 명시하고 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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