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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이 노건평씨 의혹 사건에 열올리는 건 이해할 수 있다. 원래 그런 집단들이니 그러려니 한다. 이번 노건평씨 의혹 사건에서 사람들이 기막혔던 것은 원래 그런 조중동의 보도가 아니라 조중동 못지 않은 진보언론의 노건평씨 보도경쟁이다.

mbc는 노건평씨의 자해보도로 한바탕 소동을 일으켰고, 한겨레·경향은 노건평씨에 대해 나오는 의혹들을 확인된 듯한 뉘앙스로 써대며 조중동과 전혀 구분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있다. 진보언론이 흘러나오는 혐의만으로 이렇게 열올리는 건 보기 힘든 모습이다.  

현재 노건평씨 사건에 대해서 흘러나오는 건 수사진에서 전하는 관련자의 진술과 정황 그리고 그걸 뒷받침하는 수사진 자신의 '자신감'이다. 수사진에서 이 정도로 나오니 뭔가 있지 않겠냐는 것이 언론들의 노건평씨 보도 근거이다.

그간 노전대통령 주변에 대한 수사가 의혹들만 나돌다 결국 '근거없음'으로 끝난 사건들이 많았다. 이런 것을 볼 때 이번 사태도 그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게 정확한 보도를 우선하는 언론인으로서 옳은 자세였다.

그러나 진보언론들은 노전대통령 주변에서 수차례 반복되었던 이런 사실들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듯 딴청 피우며 수사진에서 나오는 얘기만 받아적고 그에 근거한 단정적 기사를 남발하고 있다.

진보언론은 노무현진영과 반노세력 사이에 수차례 반복되었던 방정식을 정말 모르고 있는 걸까? 아님 이번에는 그 방정식이 틀릴 거라 생각하는 걸까? 왜 진보언론은 노건평씨 의혹사건에서 일방적인 베팅에 뛰어든 걸까?




이에 대한 답으로 첫번째 떠오르는 건 알리바이론이다. 노건평씨 보도에서 머뭇거리면 친노언론이란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걸 피하는 알리바이를 만들어 두기 위해 노건평씨 보도경쟁에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대통령과 친한 언론이란 이미지는 해당 언론사의 비판공간을 좁히기 때문에 피해야만 했다. 참여정부 당시 진보언론들은 조중동의 그런 공격을 피하는데 많은 노력을 쏟았다. 노전대통령이  관련된 사건에서 진보언론은 조중동 못지않게 정부를 공격하기도 했다. 

이때문에 조중동의 공격력은 배가 될 수 있었다. 조중동은 '노빠아냐?'라는 나팔로 진보언론까지 동원할 수 있었다. 조중동의 나팔에 반사적으로 반응한 덕분에 진보언론은 노빠란 오명은 벗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진보언론의 그러한 노빠 벗어나기는 전체 진보진영을 분리·위축시켜버렸다.

노빠 덮어쒸우기는 피하는 게 아니라 극복해야할 것이었다. 참여정부와 겹치는 부분에 화들짝 피할 게 아니라 오히려 그 부분을 진보언론이 적극적으로 이끌어야 했다. 참여정부의 주장에 타당성이 있다면 감싸 안아야 했다. 그러나 항상 노전대통령이 새로운 정치공간을 열고 주도했고 진보언론은 대통령의 공간에서 오해받지 않을까 도망가기 바빴다.

진보언론의 알리바이를 맞추기 위한 공격을 참여정부 당시엔 그래도 이해해줄 수 있었다. '어용'이란 이미지는 언론에게 극복하기 힘든 타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진보언론이 '노빠아냐?'에 알리바이를 맞추기 위해 애쓰는 건 뻘짓으로밖에 안보인다. 노무현이 현재 대통령인가? 아직도 조중동의 나팔이 무서운가? 진보언론 스스로 조중동의 의제설정력을 키우주고 있는 꼴이다.

설마 그럴까 하면서도 두번째로 생각해보는 가능성은 친노세력에 대한 응징이다.

몇달 전 노전대통령은 민주주의2.0이란 싸이트를 열었다. 친노네티즌들과 논객들이 이 싸이트로 몰려들고 있고 노전대통령도 이 싸이트에서 글을 올리며 토론에 임하고 있다. 민주주의2.0을 통해 친노정치인들도 입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하고 있다.

한겨레나 경향 그리고 진보정치진영의 민노나 민주 모두 이 상황이 불만스러울 것이다. 진보언론은 진보언론이 맡고 있던 진보적 토론의 기능을 민주주의2.0이 침해한 데 불만스러웠을 것이고 민주나 민노는 노무현의 발언이 정치권에서 자꾸 쟁점화 되어 자신들의 입지가 약해지는 것이 불만스러웠을 것이다.

진보언론과 진보진영 정당들의 이해가 노전대통령 앞에서 일치한 것이다. 친노를 제외한 전체 진보진영의 이러한 동의가 노건평씨 의혹사건에 대한 응징성 보도를 야기시켰을지 모른다.

노건평씨 의혹사건에 진보언론이 조중동 못지 않은 모습을 보인 이유는 과연 뭘까? 노건평씨 사건에서 가장 궁금한 건 노건평씨가 아니라 조중동과 같이 날뛴 진보언론의 행태이다. 참 보기 드문 모습이었다. 병적 반응이나 원한이 아니라면 설명이 불가능한 그런 것이었다.


* 난독증 환자들을 위해서 커서가 친절하게 하나 추가합니다.

"검찰은 정화삼씨(62·구속) 형제가 세종캐피탈 자금으로 구입한 경남 김해 상가의 성인오락실이 '바다이야기' 사건이 터지고 수사기관이 집중 단속에 나서면서 이익을 내지 못했을 가능성에 주목, 노씨가 챙긴 몫이 없거나 있을 개연성이 희박한 것으로 보고 다른 증거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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