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보자보자했는데 시간이 안맞아서 계속 미뤄지고 있었다. 20일 일요일도 6시 이후로 시간이 있어 어쩔까 하다 이러다 김새서 못볼 것 같아 일단 예매창에 질러버리고 말았다. 처음엔 아내와 둘이 볼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이런 영화는 아이들에게 더 필요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류문명의 기술과 상상력이 총동원된 이 영화가 아이들 머리 속에 우물이 되어 상상력을 퍼올릴 걸 생각하니 안 데려갈 수 없었다. 예매하기 전날 지하철에서 누군가 2D로 보고나서 다시 3D 봤다는 얘길 엿들었다. 나도 그런 실수를 안하기 위해 3D로 예매. 어른 둘 아이 둘 표를 사니 합계 4만8천원이 나온다. 여기에 차비와 간식거리 사가면 8만원은 넘것다. 전에는 가족관람하면 4만원 안쪽이었다. 이제 가족이 영화 같이 보면..
영화 2012를 봤다. 태앙흑점 폭발이 지구의 내부를 끓이고 그로 인해 지각판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움직이는 지각판은 땅 위의 모든 것을 삼키고 끝내는 에베레스트 높이의 대해일을 일으킨다. 쥐새끼 하나라도 살아남을 수 없는 대재앙이 지구에서 벌어지는 것이다. 2012에 지구가 멸망한다는 마야의 예언에 착안해서 영화는 만들어졌다. 2012년 마야인의 예언은 과연 이루어질까? 지구의 멸망은 모르겠지만 하나 확실한 종말은 있다. 2012년은 이명박 정권 종말의 날이다. 마야는 2012 지구의 종말을 예언했지만 한국에서 2012는 민주시민들이 간절히 기다리는 희망의 날이다. 그러나 한국의 2012를 생각하면서 마냥 기대만 되는 것은 아니다. 영화 2012의 잔영 때문인지 2012년이 왠지 불안스럽게 느껴진다. ..
누군가 찾아와 곧 지구가 멸망한다고 알려주면서 생존의 대가로 천문학적인 돈을 요구한다. 영화 2012에서 노아의 방주에 올란 탄 사람들은 일단 너무나 황당한 이 지구멸망론을 믿은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믿음의 증거로 천문학적인 액수인 10억 유로를 지불했다. 여기서 신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니 믿음의 크기가 그만하니 내 너를 구원하리라." 당장 지구 멸망의 징후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3년 뒤 지구가 멸망한다고 믿었다면 그 믿음은 대단하다 할 수 있다. 노아가 이웃들의 비웃음에도 굴하지 않고 배를 만들어 살아남은 것처럼 2012의 부자들도 10억 유로나 지불한 그 믿음에 대한 보상으로 생명을 얻었다. 여기에 아무리 착하게 살아도 하나님을 믿지 않으면 구원될 수 없다는 신앙 구원론의 기독교 교리가..
오락영화들이 뻔뻔해졌다. 예전엔 스토리를 얼버무리는 식이었는데 이젠 대놓고 무시해버린다. 오락영화 보러와서 무슨 완결성을 찾냐며 핀잔을 듣는 느낌이다.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 스토리를 위한 장치들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은유나 상징, 중의적 표현 등은 연출에서 사치가 된 것 같다. 대신 물량공세하고 시지로 떡칠한 장면과 화려한 스타일이 볼거리를 대신하고 있다. 지아이조도 예고편을 봤을 때 대략 그런 영화라는 걸 짐작했고 트랜스포머 제작자가 만들었니 어쩌니 했을 때는 확신했다. 디워수준의 작품이 좀 더 높은 수준의 시지와 세련된 포장으로 다듬어졌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트랜스포머가 바로 그런 영화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영화를 본 것은 이병헌 때문이다. 이병헌이 헐리드우 블록버스터에서 어느..
- Total
- Today
-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