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반복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또 틀린 말이다. 반복되던 역사는 혁명 앞에서 반복을 멈춘다. 매트릭스의 니오는 설계자로부터 자신 앞에 서너 명의 니오가 더 왔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는다. 이전에도 선택받은 자들이 왔지만 세상은 여전히 그대로이다. 수퍼파워의 니오도 결국은 반복되는 역사의 섭리를 피할 수 없는 보잘 것 없는 인간이라는 것이다. 설계자는 어떤 선택을 해도 반복을 피할 수 없다면서 그중에서 좀 더 유리한 선택을 할 것을 조언한다. 그러나 니오는 설계자가 제시한 것 중 어느 것도 선택하지 않는다. 니오는 사랑하는 여인도 시온의 인간도 아닌 기계들에게로 달려간다. 니오는 제시된 선택이 아닌 혁명을 했다. 니오는 설계자가 제시한 것 중 하나를 선택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닌 선택지에 없는..
한겨레21 도쿄특파원이 시게노부 후사코라는 60대 일본여성을 면회했다. 시게노부 후사코는 일본적군파의 혁명전사로 활동했던 유명한 여성이다. 이 여자가 왜 유명한지 그리고 어떻게 잡혔고 지금은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는 한겨레21 773호를 사보면 되고 60대 혁명 여전사의 포기할 수 없는 희망 아무튼 인터뷰를 했는데 말미에 이 여자가 뜻밖에 노무현을 얘기한다.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자각한 시민의 조직된 힘' 노무현 서거 후 너무나 많이 듣던 말이다. 서거라는 거대한 사건에 실리다보니 그 의미를 깊이 생각해보지 못했다. 일본의 전설적 혁명가가 새로운 패러다임의 가능성을 찾을 정도니 이 말의 무게가 상당한 듯 하다. 시게노부는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는 시민의 무력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다. 현재의 그는 지..
올해 3월 4일 사람사는 세상 홈페이지에 노무현은 "정치하지마라"는 글을 남겼다. 사람들은 이 글이 전직 대통령이 퇴임 후 겪은 고초를 나타낸 글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노무현도 이 글에서 "정치하지 마라"가 최근에 하기 시작한 말이라고 밝히고 있다. 정치, 하지마라.’ 이 말은 제가 요즈음 사람들을 만나면 자주 하는 말입니다. 농담이 아니라 진담으로 하는 말입니다. 얻을 수 있는 것에 비하여 잃어야 하는 것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정치하지마라) 얼마나 힘들면 "정치하지 마라"고까지 했을까? 그러나 노무현이 정치하지말라고 한 건 이때가 처음이 아니다. 2002년 대통령에 당선된 후 제주도에 간 노대통령은 그곳으로 안희정과 이광재 둘만을 조용히 불러들인다. 거기서 노무현은 두 사람에게 전혀 예상치 못한 말..
결국 경찰과 회사가 쌍용차에 진입했다. 그 과정에서 공장엔 대형화재가 발생했고 노조원 두명이 추락했다고 한다. 전쟁터와 다름없는 상황이 한반도의 한 곳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다. 사태가 이렇게 된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자본일까 노조일까? 겉으로 보면 노조에 더 큰 책임이 있어 보인다. 노조원들 쇠파이프와 방패를 들고 무장한 채 공장을 봉쇄하고 있다. 제 3자인 경찰이 그 사이에서 노조원과 맞서고 있고 당사자인 회사는 그 현장 밖에서 발만 동동 구르는 모습이다. 카메라로 전해지는 그림을 보면 노조는 강성이고 회사는 약자이다. 그러나 항상 그렇듯 보이는 건 빙산의 일각이다 그 밑의 95%를 봐야 실체를 알 수 있다. 노동자들은 몸밖에 없는 사람들이다. 쇠파이프를 들고있는 노동자들의 모습은 더 벗겨낼 것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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