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전 같은 반 고3 학생들이 졸업을 기념하며 만든 책입니다. 짐 정리할 때마다 한 번 씩 손에 들게 됩니다. 이 붉은 표지를 보면 당시 '반지'를 만들겠다며 분주하게 돌아다니던 친구들 모습이 떠오릅니다. 제목 '제칠면의 칠자는 7반을 의미합니다. 제목 아래 '첫번째 일구팔칠이월'은 이 책이 나온 때가 1987년 2월이고 이후에도 반지가 이어질 것임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제가 알기론 이후 반지가 더 나오진 못했습니다. 수도꼭지에 그려진 '54'는 반의 인원을 의미합니다. 당시 고등학교 교실에 50명 이상이 일반적이었습니다. 30은 무슨 의미인지 기억이 안납니다. 고3이란 말이었을까요? 간만에 20년 전의 추억을 떠올리며 페이지를 넘기는데 뒤쪽에 앙케이트가 눈에 띄었습니다. 우리가 이런 재밌는 걸 했었..
1954년도 잡지를 한 권 구했습니다. 400여 페이지의 잡지를 대충 훑어봤는데 가장 눈에 띄는 건 광고들이었습니다. 그 시대 사람들에게 가장 잘 어필할 수 있는 삽화와 광고문구들을 읽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이걸 블로거로서 그대로 둘 수 없죠. 광고들을 사진 찍어 포스팅 했습니다. 그런데 그중 같이 올리지 않고 따로 제외해 둔 광고가 있었습니다. 광고에 지금 시각으로 이해하기 힘든 장면이 있었습니다. 광고에 대해서 좀 더 알아봐야 할 것 같았습니다. 바로 문제의 광고입니다. 엄마와 아이들이 맛있게, 빨대까지 꽂아가며 마시는 저 음료는 맥주입니다. 영어로 분명히 'BEER'이라고 쓰여 있고 지금과 철자법이 좀 다르긴 하지만 한글로도 '비야'라고 써있습니다. 그리고 이 '비야'를 만든 회사는 바로 OB상표로..
처가집에서 발견한 책입니다. 6.25 종전 다음 해인 1954년에 해방 10주년을 기념해서 나온 책입니다. 책 맨 위에 "희망별책"이라고 쓰인 걸로 보아 희망이란 잡지의 별책부록으로 나온 책인 듯 합니다. 책은 해방 후 10년 간의 역사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몇 줄 읽어보니 생각보다 재미있습니다. 해방 후10년 간의 역사도 알 수 있지만 그 역사에 대한 당시 사람들의 시각도 알 수 있었습니다. 옛날 책을 읽는 재미가 바로 이런 층위를 읽는 재미일 것입니다. 본격적인 읽기는 차차 하기로 하고 먼저 400여 페이지의 책을 대강 훑어봤습니다. 당연하겠지만 가장 눈에 들어오는 건 광고였습니다. 당시 시대상이 반영된 재밌는 삽화와 글귀가 상당한 읽기의 재미를 주었습니다. 그런데 54년 전 광고의 대부분은 의료광고..
아내가 침대를 치우자고 합니다. 얼마전부터 허리가 자주 쑤신다는 말을 하길래 병원에 가보라니까 그전에 침대를 한번 치워보겠다고 합니다. 오래된 침대는 매트리스가 약해져 허리에 무리를 준다고 합니다. 지금 쓰는 게 신혼 때 산 9년 된 침대인데 허리에 무리를 줄만한 시기가 된 것 같습니다. 막상 침대를 버리자니 아까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9년 동안 정이든 멀쩡한 침대를 갑자기 버리자니 영 내키지 않았습니다. 누구 줄데도 없냐니까 이렇게 오래 쓴 큰 침대를 누굴 주냐며 아내가 타박합니다. 결국 마음 모질게 먹고 침대를 버리기로 했습니다. 저도 침대에 약간 불만이 있었습니다. 밤에 침대 위에서 운동을 하면 소리가 났습니다. 작은 소리지만 참 신경이 쓰였습니다. 그걸 떠올리니 침대를 버려야겠다는 마음이 굳혀졌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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