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하다 입수하게된 85년도 국회수첩입니다. 85년이면 김대중과 김영삼 두 야당 당수가 연합하여 1달만에 만든 신민당이 100석 이상을 휘쓸어 전두환 독재정권이 충격을 먹었던 2.12 총선이 있었습니다. 아마 2.12 총선이 끝나고 새로운 국회를 위해 만든 수첩인가 봅니다. 들여다 보니 전부 한자입니다. 한글로 쓴 건 한자로 쓰지 못하는 단어들, 이를테면 외국명이나 한자대체어가 없는 순 우리말인 경우입니다. 심하죠. 저땐 한자를 써야 본때가 나던 때였으니... 의석분포를 보니 민주정의당 148석이고, 신민당 103석, 한국국민당 20석입니다. 무소속 5명을 포함하면 전체 의원의 수는 276명입니다. 23년전 국회수첩인데 지금도 아는 얼굴들이 꽤 나옵니다. 이철 당시 36세군요. 얼마전 철도공사 사장에서 ..

87년 4월 당시 집권당인 민정당이 낸 '4.13 대통령 특별담화에 따른 홍보자료'입니다. 먼저 이 홍보물이 나온 배경부터 설명하죠. 1985년 치러진 2.12총선에서 창당한지 한달도 되지 않은 신민당이 돌풍을 일으켜 103석의 거대 야당으로 국회에 진출합니다. 야당은 이 기세를 몰아 전두환의 단임이 끝나기 1년 전인 이듬해 86년부터 직선제 개헌 투쟁을 전개합니다. 계속 버티던 전두환정권은 결국 올림픽을 치러야 하는 부담으로 인한 국내외의 여론에 밀려 86년 4.30일 여야가 합의하면 현행헌법을 고치는데 반대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개헌특위가 구성되고 여야간에 개헌협상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전두환정권은 애초에 개헌할 뜻이 없었습니다. 하더라도 그들은 현 정치세력이 계속 집권할 수 있는 의원내각제 외에는 ..

일제 앞잡이, 미군정 하수인, 독재의 나팔수, 이제 자본의 지킴이가 된 그들. 1950년대 중학교 교과서입니다. 국가생활이란 제목으로 봐서 아마 지금의 사회교과서 쯤 되는 것 같습니다. 부산구덕운동장 앞에 주말마다 골동품 장터가 열리는데, 작년에 구경갔다 사둔 책입니다. 그때 오천원을 줬던 것 같습니다. 단기 4289년도인데, 서기로 환산하면 1956년입니다. 전쟁이 끝난지 3년째 되는 해입니다. 남북이 극단적으로 대치하던 때였습니다. 역시 교과서 내용이 시대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공산주의에 대해 맹공을 퍼붓고 있습니다. * 그런데 비유를 들면서 성서의 내용을 인용한 게 좀 눈에 띕니다. 이승만 대통령이 기독교 신자라서 그런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을 다 읽었는데 기독교 관련한 인용..
하늘을 볼 때마다 항상 불만스러웠다. "아유 저 거미줄 좀 걷어내면 정말 시원할건데." 도시 어딜 가도 저렇게 아무렇게나 감겨져 있고 늘어져 있는 저 굵고 검은 선들이 하늘에 걸려 있었다. 잠시 집앞에 들린 후배에게 따져 물었다. "야 저 거미줄들 좀 땅 속에 묻으면 안돼냐?" 이 친구는 지말로 전기쟁이다. "안돼요." 어랍쇼. 생각지 못한 대답이었다. 난 지중전선화에 대해 동의를 얻고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듣고 싶었다. 얘가 지 밥줄 때문에 이런 입장인가? 전봇대에 매달려 돈 버는 일은 안하는 걸로 아는데... "땅에 묻으면 전선 관리가 안돼요. 일본에서도 땅에 묻었다 불이나서 다 탔다 아이요. 땅에 묻는다고 다 좋은 줄아요. 땅에 묻는 비용도 장난 아이요." 듣고 보니 맞았다. 도시의 경관과 문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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