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구도심은 산복도로에 둘러싸여 있다. 이 산복도로를 올라가다 보면 정상에서 생각지도 못한 풍경을 만난다. 산비탈의 빽빽한 집들을 간신히 빠져나가던 도로가 갑자기 넓어지면서 앞에는 꽤 넓은 공간이 나타난다. 거기서 좀 더 높은 곳엔 횃불 조형물이 올려진 건물이 서있다. 바로 1999년 건립된 부산민주공원이다. 부산에 웬 민주공원이 있냐고 할지 모르겠다. 부산은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도시다. 4·19는 마산과 함께 부산이 진원지다. 부산은 19년 뒤 다시 마산과 함께 박정희 정권에 조종을 울린 부마항쟁을 일으켰다. 군부독재를 종식시킨 6월항쟁에서 그 어느 곳보다 뜨거웠던 곳도 바로 부산이었다. 부산민주공원은 1년에 한두 번은 찾게 된다. 매년 추석 다음날 열리는 이주노동자 축제에선 동남..
부산 남, 북항대교를 연결하는 영도 고가도로입니다. 현재 교각이 건설 중입니다. 그런데 여기 가림막에 써있는 문구가 사람들을 갸우뚱하게 만듭니다. "경관이 수려한 고가도로"라고 적혀 있는데 정말 그런 고가도로가 존재할 수 있을까요? 같은 영도에 있는 남항대교입니다. 아파트 옆을 통과하는 이 대교의 경관을 아름답게 볼 수 있을까요? 멀리 떨어져 보는 사람은 혹시 곡선미가 있다고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파트에 살거나 그 주변에 사는 사람들 사정은 그렇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과연 이 교각 밑에서 뭘 할 수 있을까요? 이 그늘지고 차량 소음이 항상 들리는 곳에서 사람들이 모일까요? 어떤 아름다운 일을 꿈꿀 수 있을까요? 차들만 몰려들고 또 그와 함께 쓰레기들도 주변을 바람을 타고 돌아다니겠죠. 부산시에..
부산민주공원 늘펼쳐보임방입니다. 우리 말인데 어렵게 들립니다. 보통 이런 데를 상설전시장이라고 하죠. 민주공원 상설전시장이니 당연히 민주주의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산에 있으니 부산과 관련된 민주주의 역사가 비중있게 전시됩니다. 부마항쟁 당시 부산대학교의 민주투쟁선언문입니다. 부산만 있는 건 아닙니다. 우리가 다같이 공유하는 민주주의의 역사와 기억도 있습니다. 부산민주공원엔 전시만 있는 게 아니라 체험의 공간도 있습니다. 그중 부산민주공원에서 가장 제 눈길을 끌었던 것은 촛불이었습니다. 최근의 역사인 촛불을 부산민주공원은 꽤 많이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이건 2012부산비엔날레에 출품된 성효숙 작가의 작품인데 전시가 끝난 후 민주공원에 기증되었습니다. 이 작품도 특별했는데 그 이유는 이 작업화가 한진..
부산 민주공원 예산이 53% 삭감되었습니다. 11억 8백만원으로 편성되었던 민주공원의 2013년 예산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5억 1천 5백만원으로 시의회에서 통과되었습니다. 이렇게 한 기관의 예산이 하루아침에 절반이상 삭감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이건 해당 기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으로 문을 닫으라는 소리와 다름없습니다. 삭감된 예산안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사태는 더 심각합니다. 예산 대부분은 인건비에 반영됩니다. 애초 편성되었던 11억원의 예산 중 4억원은 줄이기 힘든 시설관리운영비입니다. 삭감된 5억원을 나머지 7억7천만원의 인건비에 반영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인건비는 1억 1천만원 정도가 남습니다. 이 돈으로는 연봉 3천만원 수준 정규직 3명 정도밖에 채용할 수 없습니다. 부산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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