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9월 12일 초특급 태풍 매미가 한반도에 상륙했다. 피해는 컸다. 132명의 인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었고 재산피해도 4조원을 넘었다. 당시 노무현 정부에 적대적인 언론들에게 이런 재난은 좋은 비판꺼리가 될 수 있다. 그런데 당시 기사를 찾아보면 노무현 정부의 재난대처에 대한 비판을 찾아보기 어렵다. 트집을 잡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태풍 매미 자체의 피해는 분명 컸다. 그러나 매미는 2003년 지구상에서 만들어진 태풍 중 가장 강력한 태풍이었다. 그 직전 해에 있었던 태풍 루사가 매미에 비해 훨씬 작은 규모의 태풍임에도 246명의 인명피해가 있었던 것에 비하면 기록적 강풍까지 불었던 매미의 피해는 적은 편이었던 것이다. 태풍 매미의 재난피해가 최소화 될 수 있었던 것은 노무현 정부의 재난대처..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력과 장비, 또 인근의 모든 구조선박까지 신속하게 총동원해서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 해경특공대도 투입해서 여객선의 선실 구석구석에 남아있는 사람이 없는지 확인해서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 세월호 침몰 뉴스가 전해지고 얼마 뒤 박근혜 대통령의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는 발언이 속보자막으로 떴다. 그리고 또 얼마 뒤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호응하듯 '세월호 승객 전원구조'가 떴다. 방송사 속보자막이 잘 짜여진 시나리오처럼 움직이는 것 같았다. 몇 시간 뒤 실종자 300명이라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지기 전까지는 그랬다. '단 한 명'이라는 레토릭에 주목해보자. 이런 표현은 구조가 진행 중인 사고에 국정최고책임 기관인 청와대가 쉽게 쓸 수 있..
왼쪽은 울산과학대학 2009년 신문광고이고 오른쪽은 울산대학교 2013년 신문광고이다. 대학도 다르고 게재 년도도 다르지만 두 광고는 언뜻 구별이 안될 정도로 똑같다. 이렇게 두 대학의 광고가 똑같은 이유는 뭘까? 그건 두 광고에 모두 등장하는 정몽준 의원의 얼굴에서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정몽준 의원은 두 대학의 이사장이다. 4년의 시차에도 불구하고 같은 걸로 볼 때 이런 똑같은 틀의 광고를 두 대학이 거의 매년 기계적으로 내는 듯하다. 울산대학교와 울산과학대학 홍보 관계자는 편하기도 하지만 업무에 대한 의지도 별로 안 생길 거 같다. 일단 이사장을 먼저 고정한 상태에서 제한된 홍보를 기획해야하니 말이다. 작은 변용은 있어도 전환을 시도하진 못할 것 같다. 정몽준 의원의 얼굴을 내세우는 게 홍보..
영화 변호인의 흥행이 파죽지세다. 국내 개봉 영화 중 가장 빠른 속도로 400만을 넘었다. 이제 1000만은 당연시 되는 분위기고 최고 흥행 영화의 기록을 깰 것인가에까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영화가 흥행하자 논란도 튀어나오고 있다. 흥행에는 논란도 따르게 마련인데 실존했던 정치인을 극화한 변호인은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변호인의 경우 일부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미화를 의심하기도 한다. 1994년 노무현이 쓴 책에 부림사건이 10페이지에 걸쳐 소개되고 있는데 이 책을 영화와 비교하면 미화 여부와 송우석 변호사와 노무현의 일치 정도를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영화 속 송우석과 책 속의 노무현은 다른 점도 분명히 있다. 그런데 그 차이는 미화가 아니라 영화의 극적 효과에서 비롯한다. 오히려 극적 효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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