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4일 전지협파업(전국지하철노동조합공동파업) 20주년 기념행사에서 본 권영길 전 의원입니다. 그런데 권영길 전 의원이 입고 있는 조끼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미 해체된 과거 민주노동당 마크가 부착된 옷 이었기 때문입니다. 권영길 전 의원께 다가가 왜 아직도 이 옷을 입고 있느냐고 물어봤습니다. 대수롭지 않다는듯 "전부터 입던 건데 있는 거 입어야지"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예상밖의 태연한 대답이었습니다. 그러나 은퇴 후 권영길 전 의원의 활동을 봤을 때 민주노동당 조끼는 그냥 입는 옷이 아닙니다. 권영길 전 의원은 기회 있을 때마다 진보정당의 분열을 안타까워하고 진보정당들이 통합할 것을 주장해왔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권영길 전 의원은 당을 가리지 않고 민주노동당 출신 출마자들을 지원했습니다...
얼굴에 화상 자국이가득한 이 분은 인권·평화 운동가로 유명한 리츠메이칸대의 서승 교수님입니다. 재일동포 3세로 1971년 서울대 유학왔다가 재일동포 간첩단 사건 혐의로 구속되어 한국에서 19년 동안 옥중생활을 하신 분입니다. 당시 심한 고문을 받다 난로에 뛰어들어 얼굴과 전신에 화상을 입었는데 1974년 국제앰네스티는 서승 교수를 '세계의 양심수'로 선정했습니다. 화상으로 일그러진 서승 교수의 얼굴은 제3세계 민중운동의 상징이 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6월 13일 부산에서 전국지하철협의회의 공동 파업 20주년 기념행사가 있었는데 여기에 서승 교수님이 참석하셨습니다. 서승 교수님을 뵙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문창극 총리 내정자에 대해 의견이 듣고 싶어졌습니다. 한국과 일본을 잘 아는 지식인의 생각이 궁금했..
작년 연말 오랜만에 동창들을 만났다. 87년 졸업 후 처음 만난 친구도 있었다. 몇십년만의 회포를 풀다 누군가 정치 얘기를 꺼냈다. 순간 긴장이 흘렀다. 그러나 잠시였다. 모두 야당을 지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내 술자리는 박근혜 성토장으로 바뀌었다. "다들 안 변했네" 이렇게 말하는 친구의 목소리엔 뿌듯함이 묻어났다. 거기에 내가 이런 말을 덧붙였다. 87년에 우린 고등학교를 갖 졸업한 청년이었다. 그 푸른 가슴과 머리에 박힌 87년 대로를 행진할 때 육교 위에서 박수치던 시민들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우린 영원한 87세대다. 고령화로 인한 정치적 보수화에 대한 우려가 있다. 50대 이상의 보수적 세대의 인구 비중이 높아지면서 앞으로 보수가 득세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그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런 전..
정치권에선 대통령 후보까지 거론되었다지만 사실 4년 전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을 때 박원순을 아는 시민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어렴풋이 시민단체 활동가라는 걸 아는 정도였는데 과연 그런 이력이 시장 출마까지 뒷받침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선 의문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런 분위기는 출마 당시 5%라는 지지율에도 나타났다. 이런 박원순에게 50% 지지율의 안철수가 양보하자 '도대체 박원순이 누군데?' 하는 궁금증과 함께 그의 지지율은 치솟았다. 박원순은 한국 시민운동의 스티브잡스다. 90년대 이후 한국 시민운동의 혁신은 대부분 박원순에게서 나왔다. 80년대 민중단체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 시민운동을 획기적으로 전환시킨 대표적 시민단체 참여연대, 한국 기부문화의 혁신을 이룬 아름다운재단, 재활용품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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