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는 '낫'이라는 민간 정령신앙이 있다. 그런데 이 '낫'에서 모시는 영혼이 정말 의외다. '낫'은 영웅이 아니라 원한을 품고 죽은 영혼을 모신다. 우리는 산신령이 된 영혼에게 자신의 복을 빌지만 미얀마인들은 원한을 품고 죽은 영혼을 달래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도록 기도한다. '낫'은 죽은 자의 치유를 통해 자신을 구하고자 하는 힐링의 신앙이다. 죽은 자의 원한도 힐링하는 미얀마엔 산자의 힐링도 넘쳐난다. 미얀마는 세계 최대의 불교국가이다. 미얀마에선 평생에 한 번의 수도원 출가는 불문율이다. 미얀마의 명상센터엔 전세계에서 찾아와 수행을 하고 미얀마인들은 베풀어 그들의 배움을 돕는다. 미얀마는 힐링의 나라다. 수천년 생사를 가리지 않고 힐링을 쌓아온 미얀마에선 어디든 힐링의 냄새를 맡기 어렵지 않..
밍군대탑이 있는 밍군을 가기 위해선 강을 건너야 했다. 약 한 시간 정도 가니 밍군대탑이 보였다. 산자락 아래 원통처럼 솟은 게 바로 밍군대탑이다. 배에서 내려 처음 본 것은 밍군대탑의 잔해였다. 1957년 대지진을 당한 밍군대탑은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밍군대탑을 만든 사람은 미얀마 마지막 왕조인 꽁빠웅 왕조의 바돈왕이다. 바돈왕은 세계에서 제일 높은 탑을 만들려 했다. 목적은 왕권강화였다. 하지만 혹독한 노동에 지쳐 도망간 일꾼들을 추격하는 과정에서 미얀마 군이 인도 국경을 넘게 되고 이로 인해 영국과 전쟁을 하면서 1797년 탑의 건설은 중단되었다. 그 후 미얀마는 전쟁에 패배하여 영국의 식민지가 되었고 미완성인 탑은 1838년과 1956년 두 번의 대지진으로 무너져 내렸다. 무너지는 밍군대탑 안에..
바간 입구에서 1인당 10달러를 내야했다. 유적지 관람도 아니고 도시에 들어가는데 통행료를 내라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한 시간 뒤 그 불만은 10달러가 아니라 100달러로도 부족한 관람료라는 김탄으로 돌아왔다. 쉐산도 사원에 올라 멀리 바라보는 관광객의 얼굴은 뭔가 만끽하고 있는 표정이었다. 다들 그게 뭘까 무척 궁금했다. 50도도 넘어보이는 아찔한 계단을 올라 쉐산도 사원 전망대에 올랐다. 보자마자 가슴이 벅차올랐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장면이었다. 탁 트인 사방으로 고대의 사원과 파고라들이 끝없이 펼쳐졌다. 바간의 장관이 우리를 완전히 둘러쌌다. 둘러싼 것은 보는 게 아니라 느끼는 것이다. 사람들은 몸을 펼쳐 이 풍경에 몸을 맡겼다. 그래서 아래에서 본 사람들의 모습은 바라보는 모습이..
인천에서 오전 10시 20분 비행기로 출발해 홍콩과 방콕을 경유해 미얀마 양곤에 도착하니 오후 7시가 다 되었다. 미얀마와 한국의 시차가 2시간 30분이니 이동하는데 10시간 정도 걸린듯 하다. 홍콩을 경유하지 않았다면 여기서 두어 시간 정도는 단축되었을 것이다. 우리는 미얀마를 잘 모르지만 미얀마는 우리를 잘 아는듯 했다. 공항에서 제일 먼저 본 광고판은 삼성이었고 거리의 택시들은 엘지를 붙이고 다녔다. 미얀마의 한류열풍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어두컴컴한 밤에 도착해 미얀마를 실감할 수 없었다. 그래서 미얀마를 먼저 접한 것은 눈이 아니라 입이었다. 미야마는 모두 유기농이거나 자연산이라고 한다. 농약은 비싸 쓸 수도 없고 기온이 높아 병충해도 별로 없다고 한다. 도로와 전기사정이 좋지못해 먹거리를 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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