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박5일간 베이징에서 남북선수들을 응원했습니다. 처음 가보는 중국입니다. 올림픽도 올림픽이지만 중국이란 나라 자체를 구경하느라 5일간 눈과 머리가 정신 없었습니다. 현장에서 느낀 중국과 올림픽 생각나는데로 적어봤습니다. 1. 중국입국 수속 때 중국 공안이 일행 중 한 분을 옆으로 빠지라고 손짓 한 장면이 있었습니다. 당황한 모습으로 줄 옆으로 빠지신 그 분은 얼마 뒤 상기된 표정으로 일행 속으로 돌아왔습니다. 여권번호가 틀려서 수속이 보류되었는데 중국 쪽에서 즉각 알아보고나서 수정을 해주었다고 합니다. 중국을 몇번 다녀와서 사정을 좀 아시는 분이셨습니다. 이를테면 가짜 여권을 내민 격인데 이렇게 금방 수속해주냐면서 중국도 정말 많이 바뀌었다며 크게 안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2. 날씨는 많이 더웠습니다. ..
베이징에 있는 소림무술학교입니다. 학교에 들어서니 제일 먼저 이런 탈춤을 추는 학생들이 관광객을 반기더군요. 학교 안에선 아이들의 무술 연습이 한창이었습니다. 강당에서 30여분 공연도 했는데 솔직히 별 재미없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차력쇼를 애들이 한다 보시면 될 겁니다. 무술하는 애들보단 애들 모습 그 자체가 더 볼만했습니다. 소림학교라서 그런지 요 녀석은 어리지만 왠지 포스가 느껴지는 모습입니다. 이런 '武'자가 새겨진 흰 티를 입을 아이들과 아래 위로 빨간 색 무예복을 입은 애들과 분리되어 있었습니다. 아마 흰 티를 입은 애들이 좀 더 고참인 것 같았습니다. 흰 티는 좀 젊잖은 반면 빨간 무예복은 계속 까부는 모습이었습니다. 다섯 녀석 중에 한 녀석도 지긋이 앉아 있질 않습니다. 좀 더 옆에 보니 여자..
한국·이태리의 경기가 열린 진황도 경기장에서 만난 중국인 부녀입니다. 경기가 끝난 후 응원단이 모여 간단한 뒤풀이를 하고 있는데 뒤에 앉아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경기장을 나오면서 응원단 중 누군가 그런 얘기를 해주었습니다. 응원도구를 기념품으로 중국분에게 드렸는데 정말 좋아하더라고. 붉은악마들이 해외 응원가면 외국인들이 응원도구를 기념품으로 그렇게 많이 원한다던데 중국분들도 한국응원단의 응원용품이 신기한가봅니다. 이때 제게 응원타올이 하나 있었습니다. 얘길 듣고나니 이걸 한국까지 들고 가는 것보다는 중국에 남기는 게 중국분 기쁘게 해드리고 한국을 친숙한 이미지로 남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이 들자마자 바로 뒤에 있던 부녀에게 다가갔습니다. "아유 차이니즈" 물론 중국사람인줄 알았..
12일 북한과 독일의 여자축구 경기가 끝나고 경기장을 나오는데 어디선가 와 하는 함성 소리가 들렸습니다. 고개를 돌려 보니 보니 빨간 응원복을 입은 북한 청년 한명이 쑥쓰러운 듯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말끔한 외모에 표정은 환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코리아응원단이 몇이 달려가 팔을 잡아 당기며 사진을 청하자 청년은 더 크게 웃었습니다. 응원단에 이끌려 여기저기서 몇장의 사진을 더 찍었습니다. 어른들은 청년을 안아주고 도닥였고 청년은 겸손하게 목례를 했습니다. 모습과 행동이 딱 한국의 20대 청년이었습니다. "다시 만나요"라는 코리아응원단의 인사에 그가 뒤돌아 손을 흔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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