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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박5일간 베이징에서 남북선수들을 응원했습니다. 처음 가보는 중국입니다. 올림픽도 올림픽이지만 중국이란 나라 자체를 구경하느라 5일간 눈과 머리가 정신 없었습니다. 현장에서 느낀 중국과 올림픽 생각나는데로 적어봤습니다.  


1. 중국입국 수속 때 중국 공안이 일행 중 한 분을 옆으로 빠지라고 손짓 한 장면이 있었습니다. 당황한 모습으로 줄 옆으로 빠지신 그 분은 얼마 뒤 상기된 표정으로 일행 속으로 돌아왔습니다. 여권번호가 틀려서 수속이 보류되었는데 중국 쪽에서 즉각 알아보고나서 수정을 해주었다고 합니다. 중국을 몇번 다녀와서 사정을 좀 아시는 분이셨습니다. 이를테면 가짜 여권을 내민 격인데 이렇게 금방 수속해주냐면서 중국도 정말 많이 바뀌었다며 크게 안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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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날씨는 많이 더웠습니다. 습도가 한국보다 높아 보였고 그래서 더 더운 느낌이었습니다. 한여름 중국인들이 웃통벗고 다니는 게 조금 이해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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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0:3으로 깨진 한국과 이태리의 축구경기를 직접 봤습니다. 중국인들은 이태리축구 대표팀을 자국 대표팀처럼 응원합니다. 모든 중국 관중이 "짜요 이태리"를 외치고 이태리가 골을 넣으면 환호하고 기회를 놓치면 아쉬운 탄성을 쏟아냅니다. 내 앞의 중국여자는 캠코더로 이태리 선수들의 모습을 경기 내내 담더군요. 나중에 들은 얘긴데 경기장에 이태리 민요가 4곡이 나왔다고 합니다. 한국 쪽을 위해 '핸드인핸드'를 내보냈는데 정말 잠시 나왔습니다. 핸드인핸드네 하며 귀기울이니 그냥 끝나버리더군요. 한국팀 들어올 땐 야유도 살짝.

4. 경기장 간 이동거리가 길었습니다. 베이징에서 이태리와의 축구 경기가 열린 진황도까지 버스로 5시간 걸려 갔습니다. 북한과 독일의 여자축구경기가 열린 천진은 3시간. 왕복만 10시간에서 6시간. 4박5일간 대부분의 시간을 버스에서 보냈습니다.

5. 거리가 긴 것도 긴 거지만 이동 중 구경거리가 별로 없어 참 무료했습니다. 똑같은 풍경들이 끝없이 이어졌습니다. '과수'로 보이는 나무들이 도로에 끝없이 널려있었고 물을 가둬둔 작은 저수지(?)가 때때로 보였습니다. 저수지라하기엔 너무 많이 보였는데 양어장 같기도 하고. 중간엔 물을 퍼올리는 장치가 설치되어 내부의 물을 돌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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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길 곳곳에 공안이 많습니다. 톨게이트와 진입로엔 거의 어김없이 공안들이 죽치고 있었습니다. 군인들도 군데군데 줄지어 돌아다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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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올림픽 도우미도 엄청나게 많습니다. 올림픽경기장도 아닌데 그냥 길에 쭈욱 늘어서있습니다. 관광객들을 안내하라고 세워놓은 건지 아니면 건물을 지키기 위한 건지. 20대의 젊은 남녀라 보기는 좋습니다.

8. 국빈이 왔다고 갑자기 사전예고도 없이 고속도로를 통제합니다. 그래서 빠꾸해서 돌아서 갔습니다.    

9. 처음엔 경기장에 캠코더도 못들고 가고 카메라도 똑딱이만 가능하다는 주의사항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주의사항 무시하고 들고가니 또 별말 안합니다. 올림픽을 안전하게 치른다며 관전시 여러가지 제약을 두었고 그 주의사항을 전해들었는데 실제 현장에선 그렇게 통제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미리 겁을 주는 건지 전달이 잘못된 건지.

10. 복숭아가 많았습니다. 과일을 파는 곳엔 복숭아는 꼭 있었습니다. 도로변에도 복숭아를 내놓고 파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중국고전이나 고사성어에 복숭아가 많이 나온 이유를 알것 같았습니다.

11. 중국사람의 모습이 호남지역 분들 모습과 닮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가만보면 경상도 쪽은 일본사람과 비슷한 생김새가 있습니다. 중국은 좀 둥글하고 일본은 각진 느낌을 받는데 경상도와 전라도의 외모 특성도 그런 차이를 보입니다. 부산지역에서 잡히는 일본라디오방송을 부산사투리로 착각한 적도 꽤 있었는데 중국말은 호남지역과 억양이 유사하게 느껴졌습니다.

12. 사람들이 정말 어려보입니다. 군복을 입었는데 얼굴은 우리나라 중학생 정도의 앳띤 모습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바로 진출하는 사람이 많아 전체적으로 우리보다 더 어려보이는 것 같습니다. 아직 중국이 선진국만큼 패션이 발달하지 않아 어린 사람은 더 어리게 보이고 나이 든 사람은 더 나이 들어보이는 것도 이유인 것 같습니다.

13. 화장실이 아주 많습니다. 그리고 깨끗합니다. 중국이 올림픽을 앞두고 그 악명 높았던 화장실을 개선하기 위해 투자를 많이 한 것 같습니다.

14. 건물 내의 화장실 앞엔 꼭 사람이 지키고 있습니다. 공항에선 남자화장실엔 남자가, 여자화장실에 여자가 서 있었습니다. 원래 그런 건지 아니면 올림픽 안전 때문인지.

15. 일행 중 한명이 공항을 나서는 즉시 영어는 못써먹는다고 얘기해줬습니다. 그분 말대로 영어는 정말 안통했습니다. 중국어 약간 하시는 분이 계셨는데 그분도 말이 잘 안통합니다. 중국에서 가장 효율적인 언어는 바디랭귀지였습니다.  

16. 여자분들이 치마 입고도 행동에 거침이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선 보기 힘든 장면을 한번 보기도 했습니다. 몇년 전 일본에 갔을 때도 여성들이 한국보다 행동이 자유롭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시아 3국 중에 한국여성이 행동이 가장 부자유스러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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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이성간의 표현이 더 한국보다 자유분방한 것 같습니다. 그 사람많은 축구경기장에서 완전히 서로를 파묻고 노는 커플도 있었습니다.

18. 바꿔간 위안화를 건전지 사는데 많이 썼습니다. 건전지가 특히 비쌉니다. 호텔에서 샀는데 4개에 25위안으로 한국돈으로 환산하면 약 4천원 쯤 됩니다. 시내에는 쌀까해서 찾아봤는데 똑같습니다.  

19. 아직 신호등을 잘 지키지 않습니다. 로타리에서 확실한 빨간불인데 자전거가 차앞으로 들어옵니다. 경적을 울리니 한번 뒤돌아는 봅니다.  

20. 물이 시원합니다. 다니면서 수도물을 세번 정도 썼는데 매번 시원했습니다.

21. 맥도날드는 없고 KFC가 짱입니다. 길도 KFC 간판을 기준으로 찾았습니다. 왕푸징의 KFC 앞에 내려달라니 KFC가 한두개냐고 되묻습니다.

22. 수박이 참 맛없습니다. 한국사람들 입맛에 맞춘다고 후식으로 수박을 주는데 한번도 달달한 수박을 먹어보지 못했습니다.

23. 한국에선 2000원이 넘는 칭다오 맥주가 5위안, 한국 돈으로 800원 정도합니다. 칭다오가 한국맥주보다 맛있는 건 부인할 수 없는. 경기장에서 꼭 한잔씩 사먹었습니다.  

24. 호텔 시트 더럽히면 배상해야 한다고 합니다. 더럽힐 일도 없지만 조심해서 썼습니다.

25. 빼갈이 뒤 끝이 없데요. 저녁에 두어번 거나한 술자리를 가졌는데 아침에 휴우증이 별로 없었습니다. 술이 빨리 깨는 느낌이고요.

26. 가격이 정해진 게 없습니다. 일행 중 한명이 80위안 부르는 스카프를 50위안에 3개 달라고 후려쳐봤습니다. 처음엔 손사래를 치며 기막혀 하더니 결국엔 60위안에 3개를 주더랍니다. 이분 덕분에 저도 스카프를 한 개 20위안에 살 수 있었습니다.  

27. 1위안부터 100위안까지 화폐의 인물이 전부 모택동입니다. 베트남도 전부 호치민이더만 중국도... 뒷면엔 건물이나 풍경이 실렸는데 그 그림은 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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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점심 때 반주 하려고 빼갈을 달라니 1000원을 달랍니다. 나와서 보니 한국식 커피가 있는데 한잔 1000원입니다. 빼갈도 커피도 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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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우리는 보통 파업 등의 저항의 표시로 머리띠를 두르는데 여긴 올림픽을 경축하는 표시로 머리띠를 두르고 있습니다. "I LOVE CHINA" 가 적힌 티를 입고 돌아다니는 젊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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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한글 디자인된 옷을 좀 볼 수 있었습니다. 일행 중 한명이 산 옷 뒤에 '이산'이란 한글이 적혀있었습니다. 옷이 궁중 시녀들 옷을 닮아선가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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