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있는 '아트포라'라는 문화예술 복합공간입니다. 올해 초 다양한 공예작가들이 모여 개관한 공간입니다. 아트포라는 중앙 홀에 작가들 작품을 전시한 쉼터를 만들어놓았습니다. 보통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누군가 만지는 걸 꺼립니다. 그래서 작품 앞에는 '손대지 마시오'라는 푯말이 붙어있곤 하죠. 그런데 이 곳의 작품들은 그 반대입니다. 오히려 만져 달라고 합니다. 홍재주 작가가 만든 해먹은 부러진 의자 일부와 못쓰는 넥타이로 만들었습니다. 작품이라 조심스러웠는데 70키로 가까이 나가는 제 몸무게도 받아줄 정도로 튼튼했습니다. 튼튼해 보이는 이 의자도 사실은 한지로 만든 공예품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앉아도 상관없습니다. 그만큼 튼튼하고요. 아트포라의 작품들은 보고 만질 수 있을뿐 아니라 쉼터 의자의 기능까..
만약 우리 동네에 있는 이 자동차들이 사라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먼저 이런 경고문을 볼 일이 없겠죠. 주차를 못하게 하는 이런 흉물도 사라지고요. 그리고 거리도 깨끗해질 겁니다. 주차된 자동차는 거리에 사각지대를 만듭니다. 그 곳엔 오물이 쌓이기 마련이죠. 차가 사라지면 비양심적 오물도 대부분 사라지게 될 겁니다. 그뿐일까요? 우리 동네에 차가 사라지면 주차로 인한 문제만 해소될까요? 우리 동네에 차가 사라진다는 것은 단순한 주차정책만의 변경이 아닙니다. 항상 있던 자동차가 사라지는 것은 우리에게 공간의 변화입니다. 마이카 시대 이후 자동차에 빼았겼던 공간의 복원입니다. 안전해진 거리에서 아이들은 다시 뛰어놀고 어른들은 집앞에 평상을 내어놓고 이렇게 차에 길을 빼았겼던 사람들이 다시 길에 모이면서..
전주 한옥마을에 있는 최명희 문학관. 최명희에 대해선 혼불이란 작품을 쓴 작가라는 거 이외엔 더 아는 게 없다. 최명희 문학관 전시물은 원고지였다. 작가에게 원고지가 특이할 건 없다. 하지만 수만장의 원고지를 직접 전시한다면 뭔가 좀 더 특별한 의미가 있어서일 거다. 거기에 글쓰기 도구까지 있고 필사 체험도 있다. 최명희 문학관이 원고지로 하고싶은 말은 뭘까? 그에 대한 답으로 문학관은 작가의 말을 적어놓았다. 작가는 글쓰기를 '장인정신'에 비유하고 있다. 그리고 "나의 일필휘지를 믿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것으로도 성이 안찼는지 작가는 "언어는 정신의 지문 나의 넋이 찍히는 그 무늬를 어찌 함부로 할 수 있겠는가."라고까지 말한다. 수만장의 원고지가 글쓰기를 두렵게 할까? 수만장의 원고지는 두렵지만 ..
경남 함양 화장산 아래 임호마을이라고 있습니다. 화장산 일출이 너무나 아름다워 해맞이마을이라고도 불리죠. 매년 1월1일 마을사람들이 화장산에서 해맞이를 지내기도 합니다. 이 마을엔 집집마다 문패가 있는데 이 문패가 참 재밌습니다. 이름뿐 아니라 이야기도 같이 있습니다. 문패를 보면 임호마을의 임호마을 기네스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 집은 임호마을 첫번째 집입니다. 여긴 임호마을 최연장자께서 살고 있습니다. 남자 중 최연장자는 이 집입니다. 가장 농사를 많이 짓는 집. 유일한 이층집. 유일한 흑미 농사. 이 집은 맞벌이를 하시네요. 문패엔 주인이 잘하는 것도 쓰여있습니다. 노래를 잘하는 신성남님. 음식솜씨 좋은 부녀회장님댁. 게이트볼 선수이신 박승춘 할아버지. 휘귀한 애완용 닭을 키우는 김준식님. 이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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