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깊습니다. 서너발 움직이면 금새 가슴까지 빠지는 바다는 우리에게 두려움을 줍니다. 우리가 즐길 수 있는 바다는 해안 가까이 몇 발자욱 떨어진 해변이 고작이죠. 그 너머는 그저 눈으로 담아 감상할 뿐입니다. 그런데 두려움 없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바다가 있습니다. 물이 차오르는 걱정을 할 필요없고 눈에 보이는만큼 돌아다닐 수 있는 낮은 바다가 있습니다. 바로 갯벌입니다. "갯벌은 살아있다"라고 누가 그랬죠? 다큐멘터리 제목이었던가요? 어쨌든 갯벌에 발을 디디자 마자 이 말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발을 움직일 때마다 발 밑엔 무언가 살아있는 것들이 분주히 움직였습니다. 땅에서 생명의 밀도가 이렇게 높은 것을 본적이 없습니다. 낮은 바다라서 사람이 그물로 고기를 잡을 수도 있습니다. 20명이 넘는 ..
남해 금산 보리암이라면 왠만한 사람은 다 다녀왔을 정도로 유명한 곳입니다. 볼거리가 많은 것에 비해 마을버스에서 내려 15분여만 걸으면 당도할 수 있는 접근성 때문에 그렇기도 합니다. 그런데 너무 쉽게 다가가서 그럴까요? 보리암만 보고 오거나 거기서 10분이면 갈 수 있는 금산 정상만 즐기고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보리암 인근엔 보리암 못지않게 탄성을 자아내는 볼거리가 즐비합니다. 그 중에 세 군데를 소개합니다. 첫번째로 쌍홍문입니다. 쌍홍문은 보리암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볼 수 있습니다. 돌들은 쌍홍문 들어서기 전부터 독특한 풍경을 펼치기 시작하더니 쌍홍문 앞에선 입을 다물 수 없게 만들어 버립니다. 앞선 일행들의 탄성에 "뭐야?"하면서 뒤따라 들어선 사람들도 여지없이 똑같은 탄성을 질러댔습니다. ..
밤에 수원화성엘 갔습니다. 달이 참 선명했습니다. 밝은 달이 높이 떠있었습니다. 수원화성 어딜가나 이 달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달과 만난 수원화성은 말 그대로 한 폭의 그림이었습니다. 수원화성의 달은 왜 이렇게 아름다울까요? 일단 볼 수 있기 때문에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도심에선 빌딩에 가려 달을 보기 어려운데 수원화성은 고도제한으로 수원화성보다 큰 건물이 없습니다. 그리고 달이 다른 건물과 겹치지 않고 수원화성 위로만 밝게 떠오를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달을 볼 수 있는 환경이 된 것만으로도 이미 아름다운 것입니다. 빌딩이 없다보니 빛공해도 없습니다. 시골에서 별빛을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도심처럼 건물 등의 불빛이 없기 때문입니다. 높은 빌딩이 없는 수원화성도 시골처럼 빛공해가 없고 그래서 화성 위..
혹시 '광교마루길'을 아십니까? 아마 대부분 모르실 겁니다. 왜냐면 광교마루길은 최근에 개통된 길이기 때문입니다. 광교마루길은 광교저수지에 1.5KM의 데크를 놓아 지난 4월 20일부터 시민들에게 공개되기 시작했습니다. '광교마루길'이란 길 이름도 시민들 공모를 통해 얼마전에 정해졌습니다. '광교'란 이름엔 오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교통방송 등에서 고속도로 정체 시에 광교IC란 이름으로 자주 등장하는 바람에 광교라 하면 그저 지나가는 곳이란 선입견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광교저수지는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나 아름다운 풍광을 담고 있습니다. 거기에 그 주변을 따라 광교마루길까지 개통되면서 광교저수지는 그 아름다움을 스킨쉽하듯 가까이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광교마루길을 터널처럼 감싸고 있는 이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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