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에 가면 조선해양문화관이라고 있습니다. 조선업의 도시에 있음직한 문화관이죠. 그저께 여길 관람했었는데 결과적으로 아주 불쾌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조선업의 역사를 소개하는 패널들을 보고 있는데 '조선산업의 시련' 부분에서 '과격한 노사분규'가 시련의 원인이었다는 문구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노사분규'는 그렇다 칩시다. 이 말도 사실 중립적인 말은 아니지만 넘어갈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과격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니 느낌이 완전히 한쪽으로 기울게 됩니다. 시련의 책임이 노동자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노사분규'에 '과격한'이라는 수식어를 쓴 것 자체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합니다. 분규가 심각했으면 심각했지 과격할 수 는 없습니다. 과격이란 말은 한쪽의 행동의 부정적인 면을 강조할 때 쓰는 수식..
오늘(12월23일)자 한겨레신문 27면 기사 하나에 눈길이 갔다.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이 진짜 노동해방이다."라는 제목으로 '진보평론' 겨울호 특집 '노동해방 다시보기'를 소개하는 기사다. 기사가 소개한 진보평론 겨울호는 '노동신성성'을 깨야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기사를 보고 느낀 점을 덧붙여본다. 이성백 서울시립대 교수는... 노동신성성은 서구시민 사회에서 "노동을 강제하기 위한 동원의 이데올로기"로 주로 쓰여 왔다. 카를 마르크스도 "노동은 본질적으로 자기 실현 활동이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본질적인 규정에서 소외돼 생존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말해, 마르크스주의자들 역시 노동신성성을 강조했다. 제레미 리프킨이 에서 지적했듯, 급속한 정보화는 인간의 노동력을 점차 필요로 하지 않으므로 구조적..
부산지하철 서면역입니다. 그런데 지하철에 왠 텐트? 지하통로엔 피켓이 늘어섰습니다. 현대차 비정규직노동자의 파업을 지지하는 피켓 의료민영화 반대하는 피켓 평화용사촌 나빠요? 주장이 한 두 개가 아니군요. 텐트를 치고 농성하는 사람들은 누군데 이렇게 다양한 주장을 하는 걸까요? 부산지하철 서면역에서 농성하는 사람들은 부산지하철노조입니다. 부산지하철노조의 주장은 두가지입니다. 해고된 서비스지부 노동자를 복직시키고 부산지하철노조와의 노사합의 내용을 성실히 이행하라는 것입니다. 부산지하철노조가 농성하는 곳은 정확하게 서면역 1, 2호선 환승장소입니다. 부산지하철에서 시민들 통행이 가장 많은 곳입니다. 부산지하철노조는 농성투쟁에서 자신들만의 주장뿐 아니라 다른 노조의 주장들도 시민들에게 함께 알리고 있습니다. 그..
신선태 조합원은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난다. 아침을 먹고나서 4시 40분 쯤 집을 나선다. 이 시간에 교통수단은 없다. 신선태 조합원은 명장동 집에서 온천장 지하철역까지 걸어 간다. 거기서 5시 20분 첫 차를 타고 초량역에 출근한다. 다음에 오는 5시 40분 차를 타면 초량역 도착시간은 6시 2분이다. 그러면 집에서 5시에 나서도 될 것이고 찬 새벽 공기 맞기 전 따뜻한 아랫목을 20분 더 누릴 수 있다. 그러나 회사는 그 2분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제 신선태 조합원은 새벽 4시에 일어나지 않는다. 지난 9월 13일 해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갑자기 근무지를 변경시키더니 그에 항의하는 신선태 조합원을 사전경고도 없이 해고시켰다. 지난해 11월 부산지하철노조는 부산지하철의 청소용역노조와 통합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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