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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에 가면 조선해양문화관이라고 있습니다. 조선업의 도시에 있음직한 문화관이죠. 

그저께 여길 관람했었는데 결과적으로 아주 불쾌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조선업의 역사를 소개하는 패널들을 보고 있는데 '조선산업의 시련' 부분에서 '과격한 노사분규'가 시련의 원인이었다는 문구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노사분규'는 그렇다 칩시다. 이 말도 사실 중립적인 말은 아니지만 넘어갈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과격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니 느낌이 완전히 한쪽으로 기울게 됩니다. 시련의 책임이 노동자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노사분규'에 '과격한'이라는 수식어를 쓴 것 자체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합니다. 분규가 심각했으면 심각했지 과격할 수 는 없습니다. 과격이란 말은 한쪽의 행동의 부정적인 면을 강조할 때 쓰는 수식어인데 어떻게 양자의 분규에 수식어로 쓸 생각을 했을까요. 이건 노동자의 책임을 더 강조하기 위한 언어수작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조선업 발전에 노동자는 '과격한 노사분규'로 장애가 되었다면 한국조선업을 발전시킨 건 과연 누구일까요? 노동자는 놀거나 방해만 하고 자본가들이 다 설계하고 용접해서 배를 띄운 건가요?

휴일을 맞아 조선해양문화관에 아빠의 손을 잡고 놀러온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아빠들은 대부분 노동자이고 지역의 특성상 조선회사 재직 중인 노동자들이 많았을 걸로 보입니다. '조선해양문화관'은 이렇게 휴일 아빠의 손을 잡고 온 아이들 앞에서 아빠를 모욕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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