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 내놔라 개새끼들아" 앞에 할머니가 소리치니 앉은 분들이 발을 구르며 따라합니다. 처음엔 한국 할머니들 다 그렇지 하며 보는데 온몸을 뒤흔들며 절규하는 걸 들으니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 합니다. 할머니들의 절규를 보고 피같은 돈이란게 어떤건지 처음 느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돈은 영업정지 전날 돈 뺀 파렴치한 국회의원들처럼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돈이 아니라 자식들 옷 안입혀가며 버스비 아낀다고 걸어다니며 모은 정말 피같은 돈입니다. 동영상 꼭 보시기 바랍니다.
부산시 중구에 있는 관광지도다. 자주 다니는 곳이라 눈에 익은 내게 지도에 낯선 게 하나 보인다. 이 지역에서 이렇게 높은 건물은 본 적이 없다. 규모로 보아 백층은 넘어 보이는데 내가 알기로 부산에서 백층 짜리 빌딩은 없다. 이 건물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지도의 건물은 부산 롯데월드로 2014년 완공 예정으로 공사 중이다. 현재 공사는 1층도 올라가지 않은 상태다. 아직 1층도 못올라간 상태인데 과연 2014년 완공될까. 그런데 부산시는 빨라야 3년 뒤에나 지어지는 이 건물을 현재 중구의 곳곳의 관광지도에 그려놓고 있다. 지도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지 희망사항이나 미래의 시점을 그리는 것이 아니다. 현재 존재하지 않는 것을 그렸다면 그건 지도가 아니라 상상화나 조감도가 되는 것이다. 존재하지..
책방이 옷가게로 바뀌었다. 30년 간 부산의 중심 서면에서 시민들에게 만남의 광장이 되었던 동보서적이 문을 닫고 그 자리에 화려한 옷가게가 들어섰다. 6개월 전 이 앞엔 친구와 애인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애써 기다림의 설레임을 감춘 사람, 기다림에 짜증 난 사람들이 모두 베시시 웃으며 자리를 떴다. 그러나 지금은 여기에서 기다리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다. 사람 대신 마네킹 그 언저리에 박혀있을뿐. 마네킹이 버티고 선 공간에 사람들은 흔적도 없이 도망갔다. 6개월 전 이 안엔 밝은 조명에서 책을 보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이제 책을 찾던 그 사람들은 하나도 없다. 마네킹이 입은 화려한 상품에 대응하지 못하는 시민들은 이 공간에서 쫓겨났다. 책의 광장이 어두운 밀실이 되었다. 도시에서 우리의 공간..
부산 40계단에 아코디언을 켜는 조형물이 있습니다. 부산을 방문한 외지인들이 이 조형물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으며 즐거워 합니다. 뒤에 버튼을 누르면 당시 아코디언으로 연주했을 법한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주변의 옛스런 이발소와도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조형물에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게 하나 있습니다. 조형물의 발 밑에 보면 이렇게 조형물의 제목과 설치 작가의 이름을 써놓았는데 문제는 그 밑에 함께 쓰인 2004년 당시 중구청장 이름입니다. 작품에 이렇게 지자체장 이름까지 박는 경우가 있나요? 설령 설치자를 적는다 하더라도 설치기관 정도지 이름까지 박는 경우는 못 본 거 같습니다. 과연 지자체장이 이 조형물에 작가와 같은 무게를 가질 수 있는 건가요? 더 짜증나는 건 '중구청장 이인준(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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