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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이 옷가게로 바뀌었다. 30년 간 부산의 중심 서면에서 시민들에게 만남의 광장이 되었던 동보서적이 문을 닫고 그 자리에 화려한 옷가게가 들어섰다.

6개월 전 이 앞엔 친구와 애인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애써 기다림의 설레임을 감춘 사람, 기다림에 짜증 난 사람들이 모두 베시시 웃으며 자리를 떴다.





그러나 지금은 여기에서 기다리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다. 사람 대신 마네킹 그 언저리에 박혀있을뿐.





마네킹이 버티고 선 공간에 사람들은 흔적도 없이 도망갔다. 
 




6개월 전 이 안엔 밝은 조명에서 책을 보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이제 책을 찾던 그 사람들은 하나도 없다. 마네킹이 입은 화려한 상품에 대응하지 못하는 시민들은 이 공간에서 쫓겨났다.

책의 광장이 어두운 밀실이 되었다. 도시에서 우리의 공간을 또 하나 빼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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