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 사건이 처음 밝혀졌을 때 “그 여자 능력 있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잖았다. 기가막힌 말이지만 뜻밖의 반응은 아니었다. 사기범죄자의 대담함과 그 수법에 찬탄을 보내는 건 한국에서 자주 보는 모습이다. “못해먹은 놈이 바보고 들킨 놈이 재수없다”라고 말해지는 나라에서 학력위조자에게 “능력있다”라고 말하는 것이 그렇게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능숙한 거짓말은 한국에선 경쟁의 수단으로 인정받기도 한다. 경쟁사회 미국을 따라가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미국이 유럽을 앞선 것은 경쟁이 있었기 때문인데 그걸 한국이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이 미국보다 경쟁이 덜한 사회는 아니다. 우리는 초등학생부터 입시지옥에 들볶이고 사회에 나가면 세계최고의 야근에 시달린다. 경쟁의 강도는 한국이 미국보다 ..
삼성전자 야근줄이기 모니터링 3차 보고서. 올 6월부터 삼성전자가 야근 줄이기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8to5'라고 이름 붙여진 이 캠페인은 삼성전자가 성장정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창의적 생산성을 차단하는 조직의 근무문화를 혁신해야한다는 필요에 따라 실시하는 자구책이었습니다. 메일을 주신 삼성전자 직원 한 분도 이 캠페인의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회사의 경영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고 지나친 야근에 대한 사내외의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음을 경영진들도 대충은 인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유능한 젊은 사원급의 인재가 지나친 야근과 높은 업부강도를 이유로 그만두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었거든요." 캠페인이 시작된지 5달이 지났습니다. 캠페인은 어떤 성과를 거두었을까요. 삼성전자엔 정말 야근이..
야근에 관한 기사를 쓰면서 회사의 부당한 야근이나 불합리한 업무방식에 대한 제보와 하소연이 담긴 메일을 많이 받습니다. 대개 회사와 상대하다 울화통이 터져 보낸 사연들인데 읽어보면 저도 같이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대기업 다니는 사위의 야근 때문에 딸이 결국 이혼했다고 전하신 한 어머니는 사위의 회사에 딸이 입은 정신적 물질적 피해에 대한 소송이라도 걸고 싶다고 했습니다. 야근을 거부했다는 이유만으로 권고사직을 당했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어떤 경우엔 잘 알려진 사건의 안좋은 뒷 얘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기사화 된다면 사회적 파장이 있을만한 내용이었는데 인터뷰 해주신분의 요청으로 결국 그 부분은 삭제되었습니다. 최근엔 정말 우스운 내용을 한 분이 보내주셨습니다. 서울 태평로에 위치한 대기업에 종사하는 사무직..
삼성전자의 '야근줄이기' 캠페인을 모니터링 해달라는 기사에 아래와 같은 삼성전자의 야근수당 지급행태에 관한 댓글이 붙었다. 이와 비슷한 얘기를 얼핏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땐 반은 '설마'로 반은 '귀차니즘'으로 그냥 넘겼다. 그런데 그와 같은 얘기를 댓글에서 또 본 것이다. 그런데 이 댓글뿐 아니었다. 바로 이어지는 댓글에서도 삼성의 앞서 제기한 삼성전자의 야근수당 문제에 공감을 표하는 댓글이 붙었다. 처음 댓글 그들의 말을 정리하면 이렇다. 삼성이 야근을 했을 때 주는 돈은 '야근수당'이 아니라 '교통비'라고 한다. 그리고 그 교통비도 4시간당 3만원이 지급되는데 웃긴 것은 4시간을 넘지 않으면 지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3시간59분을 일하면 야근 안한 걸로 쳐서 교통비를 받지 못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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