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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야근줄이기 모니터링 3차 보고서.

올 6월부터 삼성전자가 야근 줄이기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8to5'라고 이름 붙여진 이 캠페인은 삼성전자가 성장정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창의적 생산성을 차단하는 조직의 근무문화를 혁신해야한다는 필요에 따라 실시하는 자구책이었습니다.

메일을 주신 삼성전자 직원 한 분도 이 캠페인의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회사의 경영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고 지나친 야근에 대한 사내외의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음을 경영진들도 대충은 인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유능한 젊은 사원급의 인재가 지나친 야근과 높은 업부강도를 이유로 그만두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었거든요."

캠페인이 시작된지 5달이 지났습니다. 캠페인은 어떤  성과를 거두었을까요. 삼성전자엔 정말 야근이 줄었을까요. 아니면 캠페인은 이제 흘러간 과거 얘기가 되었을까요. 삼성전자 직원 두분과 남자친구가 근무한다는 한분, 총 세분에게 현재의 캠페인 진행상황에 대해 물었습니다. 모니터 결과 삼성전자 야근줄이기 캠페인은 0:3 판정으로 완전한 실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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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야근줄이기 캠페인 모니터링 해주신 분들의 메일 내용

초기엔 어느 정도 의지는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원직군에 근무하신다는 분도 처음엔 캠페인이 효력을 발휘했고 근무문화가 바뀔거라는 기대를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흐지부지 되더니 경영계획을 핑계로 근무문화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처음 캠페인이 시작되고 6, 7월 정도엔 일찍 들어갔던 것 같네요. 그 많던 잔업비가 10만원 이하로 줄어들고, 회사가 정말 좋아지나부다 했는데...  삼성전자는 9월에 경영계획을 하게 되는데 아니나 다를까 경영계획 시즌에는 예전과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게 되더군요. 새벽 늦게까지 야근하기, 추석때 나오기, 개천절에 나오기 등등등. 정말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도 이 분은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수원에 계신다는 분은 삼성전자 야근줄이기 캠페인 맛도 못보셨다고 합니다. 오히려 야근수당만 줄었다고 격분하셨습니다.

"삼성에서 8 to 5 캠페인 벌이는거 그거 다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아주 일부의 부서만 형식적으로 하는거고, 야근하는데는 계속 합니다. 그놈의 캠페인 때문에 오히려 야근비도 못올리고 야근하게 됐지요. 야근한다고 해서 뭐 제재가해지는 것도 없는데 뭐하러 버릇처럼 된 야근을 중단합니까? 그거 다 언론플레이라고 보시면 될거같네요."

남자친구가 삼성전자에 다닌다는 여성분도 야근이 줄어든 걸 체감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남자친구 일하는 쪽은 아예 야근 없애기는 불가능한가봐요. 말꺼내는건 엄두도 못내구요. 주말에 하루 빠지는 것도 너무 눈치 보여요. 정말 어쩔수 없을때만 주말에 하루씩 빠지고(매주도 아니고 몇주에 한번씩) 다른 날은 계속 오전 8시부터 오후11시, 12시 근무예요. 빨리 끝나야 9시,10시구요."

이쯤되면 더 이상의 모니터링은 필요없을 것 같습니다. 십수년전 했던 '7to4'처럼 이번 캠페인도 역시나 언론플레이만을 노린 거짓 캠페인이 되버렸습니다.  

삼성전자, 그냥 캠페인 실패 선언하시고 직원들 야근수당이나 제대로 챙겨주시기 바랍니다. 아! 사무직은 수당이 아니고 교통비라죠. 교통비지만 그거라도 주십시오. 그리고 앞으로 야근줄이기 등의 근무문화 바꾸는 캠페인한다고 떠들지 마십시오. 직원과 국민을 두번 우롱하셨는데 설마 세번까지 할 생각은 없으시겠죠.

이번 캠페인 시작하면서 삼성전자가 이런 말을 했었죠.

"21세기 삼성맨은 이제 창의적으로 일하는 호모크레아투라(homo creature)"

이렇게 바꾸시죠

"21세기에도 삼성맨은 노동력으로  생산력을 끌어올리는(homo allnight)"

당신들 수준에 맞게 캐치프레이즈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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