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반복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또 틀린 말이다. 반복되던 역사는 혁명 앞에서 반복을 멈춘다. 매트릭스의 니오는 설계자로부터 자신 앞에 서너 명의 니오가 더 왔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는다. 이전에도 선택받은 자들이 왔지만 세상은 여전히 그대로이다. 수퍼파워의 니오도 결국은 반복되는 역사의 섭리를 피할 수 없는 보잘 것 없는 인간이라는 것이다. 설계자는 어떤 선택을 해도 반복을 피할 수 없다면서 그중에서 좀 더 유리한 선택을 할 것을 조언한다. 그러나 니오는 설계자가 제시한 것 중 어느 것도 선택하지 않는다. 니오는 사랑하는 여인도 시온의 인간도 아닌 기계들에게로 달려간다. 니오는 제시된 선택이 아닌 혁명을 했다. 니오는 설계자가 제시한 것 중 하나를 선택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닌 선택지에 없는..
오늘자 한겨레와 경향신문입니다. 어제 서거하신 김대중 대통령 기사로 전면이 꽉 채워져있습니다. 한겨레는 15면까지 김대중 대통령 서거 기사를 실었고 경향은 17면까지입니다. 큰 거목을 잃은 슬픔에 잠긴 한반도에서 신문들은 추모열기에 휩싸여 있습니다. 그런데 경향신문들을 보는데 눈에 걸리는 게 있었습니다. 가신 분의 발자취를 살펴보고 그 뜻을 기려보는 신문기사들 아래로 추모 분위기와 맞지않는 이미지와 글귀들이 보였습니다. "대한민국 화이팅"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진보언론에 대한 기업의 광고가 반갑긴 했지만 추모분위기와는 너무 어울리지 않는 광고였습니다. 이런 광고가 이해 안되는 건 아닙니다. 이미 날짜와 광고디자인은 정해져 있고 대통령의 서거일은 알 수 없습니다. 갑작스런 서거에 맞추어 광고를 편집..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한국의 정치인은? 답은 김대중 대통령이다. 현직도 아닌 한국의 전직 대통령 서거 소식을 CNN이 속보로 전했다. 다른 외신들도 마찬가지다. 뉴욕타임즈와 르몽드 등은 메인화면으로 장식했고 중국관영CCTV는 추모게시판까지 마련했다고 한다. 김대중 대통령이 세계적으로 알려진 것은 70년대와 80년대 군부독재에 맞서 국내외에서 민주투사로 활동했기 때문이다. 얼마전 노벨평화상을 받은 수치여사가 버마 민주화의 상징인 것처럼 김대중 대통령도 30년 전 한국 민주주의의 상징이었다. 우리가 감금된 수치여사의 소식을 통해 버마라는 나라를 인지하고 알게되는 것처럼 30년 외국인들은 김대중 대통령을 통해 한국을 인지했다. 가정을 해보자. 만약 수치여사가 앞으로 버마 민주화 투쟁에 성공하여 대통령이 되..
8월18일 오후 1시 40분 김대중 대통령님이 서거하셨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김대중 대통령은 "내 몸의 반이 무너진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87일 전 서거하신 노무현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요? 노무현 대통령이 남긴 책과 인터뷰를 통해 알아봤습니다. "잘했어요. 잘했어요." 청문회가 한창 진행 중일 당시에 우연히 국회 본청의 의원 식당에서 만난 DJ가 나에게 악수를 청하면서 건넨 말이었다. 항상 멀리서만 보아 왔던 DJ를 처음으로 대면하는 순간이었다.(여보, 나 좀 도와줘 92P) 노무현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처음 들은 말은 칭찬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야당이긴 했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속했던 민주당과 여당 못지않게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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