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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자 한겨레와 경향신문입니다.  어제 서거하신 김대중 대통령 기사로 전면이 꽉 채워져있습니다. 한겨레는 15면까지 김대중 대통령 서거 기사를 실었고 경향은 17면까지입니다. 큰 거목을 잃은 슬픔에 잠긴 한반도에서 신문들은 추모열기에 휩싸여 있습니다.  




그런데 경향신문들을 보는데 눈에 걸리는 게 있었습니다. 가신 분의 발자취를 살펴보고 그 뜻을 기려보는 신문기사들 아래로 추모 분위기와 맞지않는 이미지와 글귀들이 보였습니다.  "대한민국 화이팅"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진보언론에 대한 기업의 광고가 반갑긴 했지만 추모분위기와는 너무 어울리지 않는 광고였습니다.

이런 광고가 이해 안되는 건 아닙니다. 이미 날짜와 광고디자인은 정해져 있고 대통령의 서거일은 알 수 없습니다. 갑작스런 서거에 맞추어 광고를 편집하는 것이 사실 어렵습니다. 다른 신문사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김대중 대통령을 추모하는 기사 아래로 어울리지 않는 광고들이 실렸을 겁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대통령이 서거한 날이라면 광고주와 협의하여 지면과 광고 게재 날짜는 그대로 하고 내용을 조금 바꿀 수 있었을 겁니다.

추모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광고엔 광고주의 책임이 더 커보입니다. 19일자 한겨레와 경향신문엔 김대중 대통령을 추모하는 기업들의 광고는 단 한개도 없습니다. 한국선수들이 승리를 했을 때 기업들은 다음날 신문에 즉각 축하광고를 올리곤 합니다. 스포츠 마케팅에 그렇게 발 빠른 우리의 기업들이 국가적 위인의 서거 다음날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은 참 서운합니다. 평소엔 국민기업이라며 홍보하는 기업들이 스타에만 열올리고 국민들이 존경하는 국가적 위인에 대한 예우는 형편없어 보입니다.




한겨레와 경향을 모두 뒤져보니 김대중 대통령을 추모하는 광고가 하나 있긴 했습니다. 시민들이 올린 추모광고였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때도 그랬듯이 김대중 대통령을 추모하는 광고도 시민들이 먼저 올렸습니다. 기업들도 한차례 추모광고를 올리긴 할 겁니다. 그러나 그런 의례적인 추모가 아닌 위대한 업적을 쌓은 국가지도자에 대한 기업들의 예우를 보고 싶습니다. 역사의 거목이 쓰러진 시간입니다. 누구처럼 관례 운운하지 마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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