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볼 때마다 항상 불만스러웠다. "아유 저 거미줄 좀 걷어내면 정말 시원할건데." 도시 어딜 가도 저렇게 아무렇게나 감겨져 있고 늘어져 있는 저 굵고 검은 선들이 하늘에 걸려 있었다. 잠시 집앞에 들린 후배에게 따져 물었다. "야 저 거미줄들 좀 땅 속에 묻으면 안돼냐?" 이 친구는 지말로 전기쟁이다. "안돼요." 어랍쇼. 생각지 못한 대답이었다. 난 지중전선화에 대해 동의를 얻고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듣고 싶었다. 얘가 지 밥줄 때문에 이런 입장인가? 전봇대에 매달려 돈 버는 일은 안하는 걸로 아는데... "땅에 묻으면 전선 관리가 안돼요. 일본에서도 땅에 묻었다 불이나서 다 탔다 아이요. 땅에 묻는다고 다 좋은 줄아요. 땅에 묻는 비용도 장난 아이요." 듣고 보니 맞았다. 도시의 경관과 문화를..
2004년 초 조류독감으로 한창 시끄러웠던 때 기억나십니까. 닭 먹으면 병이라도 걸릴 것 같은 분위기에에 닭 소비가 급감하면서 많은 양계농가가 파산의 위기에 처했었습니다. 골목 치킨집도 하루에 닭 한마리 팔지 못해 닭집 사장님들이 그냥 가게에서 넋놓고 있었죠. 실제로 당시 파산한 농가가 많아 닭공급에 차질이 빗어졌고, 파동 이후 닭값이 오히려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닭·오리 안심하고 드세요” http://news.media.daum.net/society/affair/200402/11/khan/v6137158.html 당시 어려움에 처한 양계농가를 돕기 위해 네티즌들 사이에서 닭고기 먹기 운동이 벌어졌는데 그게 바로 '발렌치킨데이'입니다. 다가오는 발렌타인데이에 초콜릿이 아니라 양계농을 위해 닭을 먹자는 ..
16세기 중국에 온 예수회는 중국인들이 신을 믿지 않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 지금도 중동지역을 여행하는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어떤 신을 믿냐는 질문에 신을 안믿는다고 하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다고 한다. 기독교와 이슬람이 원래 한 줄기에서 나왔다. 동북아는 유교의 영향으로 신을 믿지 않았다. 공자는 “사람의 일도 다스릴 줄을 모르면서 어떻게 귀신의 일을 알겠느냐”고 말했다. 기원후 1세기 왕충은 “만약 하늘이 생물들을 의도적으로 만들었다면 그것들에게 서로 사랑하라고 가르쳤어야 했고 서로 잡아먹거나 파괴하지 말라고 가르쳤어야 했다” 라고 말했다. 또 자연적인 것은 저절로 발생하며 거기에는 어떠한 목적론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송나라 때 주희는 죽어서도 개인의 영혼이 그대로 살아남을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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