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채와 잡채, 그 뒤로 오디오와 TV, 그외 달력, 액자, 티슈...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풍경의 이곳은 어디일까? 어디에 눈을 돌려도 어수선한 광경을 피할 수 없는 이곳은 바로 술집이다. 이 술집 사장님 조남룡씨가 흥이 오른 손님들 요청에 노래를 틀고 있다. 좀 더 있으니 사모님이 노래를 직접 부르신다. 정말 '브라보 인생'을 사는 사장님 부부다. 실제로 이 책 안에 사장님이 있다. 막걸리 우동 클래식, 조남룡 육이오 때 피난 내려온 부산. 광복동 아폴로 음악실, 칸타빌레 미화당 음악궁정, 부평동 오아시스 클래식음악이 한없이 좋았어. 험한 시절, 싸우지 않고는 못 견딜 때 음악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악인이 됐을지도 모르지. .... 여기 마산에 와서 막걸리 우동 팔면서 내 좋아 클래식 듣고 있자니 문인..
30대 이상이라면 막걸리에 대한 안좋은 기억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다. 나도 부산 금정산성에서 흥이 올라 서너통 비우다 그 다음날까지 지독한 두통에 시달린 기억이 있다. 이후부터는 막걸리라면 겁부터 집어먹고 아예 입에도 안댔다. 그 아픈 기억이 잊혀질 때 쯤 막걸리 열풍에 용기를 내어 먹어본 게 생탁이다. 그땐 사실 맛을 느낄 여유가 없었다. 내 몸은 실험대상이었다. 다음날 괜찮다는데 정말 그런지 거기에만 집중했다. 다음날 정말 말짱한 내 자신을 보고서야 막걸리 공포증에서 탈출했다. 생탁은 나를 다시 막걸리의 세계로 인도해준 길잡이였다 이후 술집에서 막걸리를 자주 시켜먹기 시작했다. 그땐 생탁이 아니라 막걸리라는 술 자체의 풍부함에 이끌렸다. 입안을 가득채우는 막걸리의 풍미와 입자의 질감에 한번 빠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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