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은 링컨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존경하는 정치인을 국내가 아닌 외국에서 찾은 것은 성공한 정치인을 찾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위대한 정치인들은 대개 실패한 정치인들이었다. 김구는 위대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김구를 존경한다고 대답하여 역사에서 정의는 패배한다는 역설적 당위를 뒷받침하고 싶지 않았던 게 노무현 대통령 마음이었다. 저 역시 투표 하루 전날(2000년 4월 총선)만 해도 선거를 승부로 생각했고 승리를 다짐했습니다. 그러나 개표하는 날 저녁, 심란한 마음을 달래기 위하여 링컨의 연설문을 읽는동안 그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노무현이 만난 링컨 중에서 8p) 노무현 대통령이 링컨을 존경하는 또 다른 이유 하나는 링컨이 전쟁 후 남북으로 갈라진 미국을 성공적으로 ..
스포츠가 재밌는 건 규칙이 있기 때문이다. 축구하다 갑자기 공을 들고 뛴다 생각해봐라. 그걸 누가 보겠나. 선덕여왕의 미실과 덕만의 전쟁이 시청자에게 재미를 주었던 것은 그들 싸움에 룰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패배한 만큼 물러났고 그만큼 상대의 침범을 인정했다. 그들은 불리해도 허락되지 않은 자원엔 손을 대지 않았다. 미실은 적과 대치 중인 군대를 빼지 않았고 덕만은 백성의 물에 독을 풀지 않았다. 신국을 위해 죽은 병사들을 가슴에 묻어둔 미실과 진정 신국을 위한 길을 생각하는 덕만, 그들은 자신들이 무엇때문에 정치를 하는지 잊지않았다. 우리 피터지게 싸우자. 그런데 나라는 팔아먹지 말자. 미실과 덕만 두 사람은 정치가 사욕을 채우는 수단이 아닌 공동체를 위한 경쟁이라는 인식을 같이 하고 있었다. 그..
첫째, 충성스런 남자들이 있다. 미실에겐 전적으로 신뢰를 보내는 미실파의 남자들이 있다. 설원공과 세종 등 미실의 남자들은 미실은 절대 틀리지 않는다고 믿는다. 그들은 미실을 두고 그 믿음의 경쟁을 벌일 정도다. 박근혜의 남자들도 박근혜에게 전적인 신뢰를 보낸다. 어느 정도냐면 박근혜의 이름을 넣어 친박연대라는 당명을 만들기까지했다. 이 정도면 미실파를 능가하는 충성심이다. 둘째, 지켰으나 선택받지 못했다. 덕만공주의 추포령을 내린 뒤 미실은 주저하는 귀족들 앞에서 이 나라를 지킨 게 누구냐며 호통을 친다. 귀족들이 호의호식 할 수 있도록 신국을 지킨 자신을 왕으로 받들길 주저하는 귀족들에 대한 분노다. 탄핵역풍으로 한나라당이 위기에 빠졌을 때 당을 지켜낸 건 박근혜였다. 덕분에 한나라당은 지금의 호의호..
미실이 신라의 주인이 아니라 발전이 없었다는 덕만의 말에 미실은 폐부를 찔린 듯 멍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지켜보는 시청자는 별 감흥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건 아마 '주인'이라는 말이 상황에 맞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주인'을 백성이나 피지배 계층을 두고 썼다면 주인의식이라는 공적 의미로 읽힐 수 있었을텐데 권력자인 미실과 덕만이 쓰니 진짜 주인을 가리는 사적인 소유권 다툼으로 여겨진 것이다. 이 부분은 작가의 실기로까지 보였다. 단어가 적절히 쓰이지 않았을 뿐 아니라 '주인의식'을 의도했다해도 그건 너무 상투적인 접근이었다. '분노가 먼저'라거나 '신권을 내려놓겠다'는 식으로 현실정치를 예리하게 파고들고 상징하던 드라마가 뻔해 보이느 '주인의식'이라는 해석을 내놓으며 고른 극의 수준 유지에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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