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여왕 29화 최고의 장면은 끝부분의 덕만과 미실의 대화였다. 10 여 분 간 그들의 대화가 불러오는 긴장감과 인문학적 자극에 숨이 멎는 것만 같았다. 대사의 비유들은 현실 정치를 적나라하게 드러냈고 놓치기 아까운 인문학적 통찰을 쉴새없이 쏟아냈다. 월천대사는 덕만에게 "당신은 다릅니까?"라고 질문한 적이 있다. 덕만이나 미실이나 권력은 다 똑같다는 것이다. 덕만이 월천이 한때 공모했던 미실과 다를려면 어떠해야할까? 권력을 잘 쓰겠다는 대답으론 부족하다. 그건 모든 권력자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다. 여기에 대한 덕만의 대답은 잘 통치하겠다가 아니라 권력을 백성에게 돌려주겠다이다. 이 대목은 여지없이 노무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한다. 자신에게 부여된 신권을 백성들에게 돌려주겠다는 덕만은 검찰 등의 권력기관을..
드라마 선덕여왕은 현 정국을 생각나게 하는 대사들이 많다. 미실이 두려워 주저하는 부모님 앞에서 유신은 "정치가 먼저가 아니라 분노가 먼저"라고 말한다. 유신이 말하는 분노는 현 서거정국에서 민주시민들이 가지는 분노를 떠올리게 한다. 두 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분노를 정치와 분리하려는 사람들에게 유신을 빌어 말하는 듯 하다. "우리 집안의 이(利)가 먼저가 아니라 분노가 먼접니다. 정치가 먼저가 아니라 분노가 먼접니다. 미실의 수를 생각하기 전에 분노가 먼저입니다." 천명공주가 죽은 후 마야부인이 미실 앞에서 터뜨리는 분노는 여지없는 노무현 대통령 유서의 인용이다.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에 이르게 한 사람들에게 노무현 대통령이 당한 것과 똑같은 방식의 죽음을 피할 수 없을 거라는 저주처럼 들린다. 네 이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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