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2010년 새해 가격에 혁명을 일으켰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있습니다. 제품에 따라서 최고 30% 넘게 깍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게 진짜 혁명일지는 좀 의심스럽습니다. 이마트가 내린 가격은 그동안의 관행으로 봤을 때 납품업체가 상당부분 떠안을 가능성이 큽니다. 내린 가격의 부담은 입주 업체들이 지고 이마트는 생색만 내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격을 인하한 상품은 극히 일부 상품입니다. 그 일부 상품이 할인점의 미끼상품이 되어 소비자의 지갑을 더 열게 할 수 있습니다. 미끼상품의 손실분은 다른 고가 상품의 매출로 메꿀 수 있다는 계산이 있었을 겁니다. 기회비용이나 가격 결정구조 측면에서 볼 때 이마트의 새해 가격정책은 '혁명적'이란 수식어가 붙이기가 망설여 집니다. 할인점이라면 있을만한 정..
80년대까지 노동하면 떠오르던 단어는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였다. 정신노동자와 육체노동자를 상징하는 두 단어는 어떤 노동이 더 가치있는가란 질문을 던졌다. 두 부류 노동집단의 노동가치가 비교되면서 서로 상승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육체노동자의 근육의 이미지와 정신노동자의 말끔한 정장 이미지는 어떤 측면으로든 노동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불어넣었다. 그러다 90년대부터는 아웃소싱과 용역이란 단어가 나타났다. 이 단어들은 산업합리화라는 미명하에 사회에 빠르게 퍼졌고 이 단어들이 자리잡으면서 노동의 가치는 폄하되기 시작했다. 노동의 상징은 '근육'이나 '정장'에서 '단순'과 '반복'이라는 이미지로 대체되었다. 낮게 평가된 가치만큼 노동의 분배도 적어졌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 노동자의 70%에도 못미치는 임금..
경제는 분배다 인도에서 일부러 인력으로 땅을 파는 것은 포크레인으로 생산한 것을 분배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포크레인으로 생산하면 몇십배 생산할 수 있지만 그 생산물은 가난한 노동자에게 돌아가지 않는다. 분배가 수반되지 않는 생산은 무용하다는 것을 인도가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우리는 인도가 답답하지만 인도는 분배하지도 못할 생산을 부추기는 우리가 이상하다 생각할지 모른다. 동사무소에서 매분기 형편이 어려운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공공근로를 모집한다. 하는 일은 휴지 줍고 돌 좀 나르는 거다. 그거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일이다. 그냥 돈 나눠줄 순 없으니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도 시키는 거다. 세상을 잘보면 실제 생산을 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는 것을 알게 된다. 대부분은 생산을 하는 게 아니라 사회..

핸드폰요금에 생각지 못했던 서비스요금이 청구되는 바람에 전화상담원과 장시간 통화한 적이 있다. 당시 내가 화가 많이 났던 모양이다. 필요 이상으로 언성을 높이며 상담원을 괴롭혔다. 무조건 그 요금을 빼달라고 요구했고 확답받기 전에 전화를 끊지 않겠다고 했다. 한참을 당하고 있던 여자상담원이 참기 힘들었던지 조용히 남자 직원을 연결해주었다. 나도 속물이었다. 남자직원과는 몇번의 대화만에 통화가 끝났다. 부당하게 청구된 요금은 돌려받기로 했지만 사실 그건 여자직원을 통해서도 해결 가능한 것이었다. 그리고 정확히 확인하지 않은 내 잘못도 분명 있었다. 그렇게 매섭게 따져야 회사가 정신차린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내가 시비를 걸었던 건 회사가 아니라 사실은 여자직원이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나는 소비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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