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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가 2010년 새해 가격에 혁명을 일으켰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있습니다. 제품에 따라서 최고 30% 넘게 깍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게 진짜 혁명일지는 좀 의심스럽습니다. 이마트가 내린 가격은 그동안의 관행으로 봤을 때 납품업체가 상당부분 떠안을 가능성이 큽니다. 내린 가격의 부담은 입주 업체들이 지고 이마트는 생색만 내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격을 인하한 상품은 극히 일부 상품입니다. 그 일부 상품이 할인점의 미끼상품이 되어 소비자의 지갑을 더 열게 할 수 있습니다. 미끼상품의 손실분은 다른 고가 상품의 매출로 메꿀 수 있다는 계산이 있었을 겁니다. 

기회비용이나 가격 결정구조 측면에서 볼 때 이마트의 새해 가격정책은 '혁명적'이란 수식어가 붙이기가 망설여 집니다. 할인점이라면 있을만한 정책인데 호들갑을 떨고있다는 생각입니다. 소비자에게 가격으로 접근하는 건 할인점으로서 당연한 일입니다. 이 당연한 것이 혁명이 될려면 엄청난 물량이 필요합니다. 왠만해선 혁명이 아니죠.




이마트가 혁명적 정책을 하겠다면 가격보다는 다른 쪽을 시도해볼 것을 권합니다. 바로 시간혁명입니다.

할인점에는 여성들이 많이 일합니다. 그 여성들은 대부분 한창 크는 아이들의 어머니인 사람들입니다. 할인점들은 이 어머니들을 밤 12시까지 일시킵니다. 할인점의 어머니들은 명절에도 3일 중 1일 정도만 쉽니다. 그래서 다른 직장의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보낼 오후와 연휴의 시간에 할인점의 어머니들은 손님과 씨름합니다. 아이들이 할인점에게 어머니를 빼앗긴 것입니다.

할인점이 아이들에게 어머니를 돌려준다면 그것이 진짜 혁명이 될 것입니다. 이마트는 아이들에게 어머니를 빼앗지 않고 물건을 파는 착한 기업이 되고 이마트의 상품을 사는 사람들은 아이들에게 어머니를 돌려주었다는 자부심을 가지게 됩니다. 저가 상품으로 소비자를 유혹하는 것보다 착한 제품으로 소비자를 설득하는 것이 기업의 진정한 혁명입니다.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이기심이 아닌 자부심을 자극하는 것이 기업이 앞으로 해야할 혁명입니다. 

그렇게 되면 이마트가 파는 상품엔 자본과 물질만 거래되는 게 아니라 휴머니즘이 들어가게 됩니다. 공동체의 유대감이 배이게 됩니다. 휴머니즘과 공동체의 유대감이 배여있는 이런 상품을 팔아보겠다는 꿈은 없으십니까? 자본가로서 이 사회에 혁명을 일으켜보겠다는 포부는 없으신가요? 

이럴 생각이 없다면 함부로 '혁명'이란 수식어를 붙이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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