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일흔여덟살 유순득 할머니는 부산지하철 매점에서 일하신다. 아침 8시에 출근해서 저녁 10시 쯤 퇴근하는데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일 매점에 나오신다. 할머니에게 100만원 벌이는 되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정색을 하시고 말씀하신다. "뭐 100만원요? 아이고 50만원만 되도 내가 할배야 캅니다." 할머니는 하루에 10만원 어치 정도의 물건을 파는데 그 정도면 만원 조금 넘게 남는다고 한다. 한 달 꼬박 일하면 할머니는 매점에서 30만원 정도를 번다. 30만원을 모두를 가져가진 못한다. 매점 임대료를 내야 한다. 전기와 전화요금도 있다. 매점 임대료는 석 달에 30만원이고 전기·전화요금은 10만원 정도다. 한달 평균하면 13만원 쯤. 그러니까 할머니는 한 달 내내 일해서 17만원을 실제로 손에 쥐게 된다..
한 남자가 mb악법 반대 유인물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습니다. 여기는 시장통이고 바로 뒤쪽에선 집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보행보조기에 의지하신 한 할아버지께서 그 남자 앞에 서더니 막 손짓을 합니다. 유인물을 달라는 것입니다. 남자가 사람들 사이를 뚫고 유인물을 할아버지께 드리고 할아버지는 손을 뻗쳐 받으십니다. 무심히 지나가는 시민들 사이에서 유인물을 향한 할아버지의 적극적 모션이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그래서 할아버지를 잠시 지켜보았습니다. 할아버지는 유인물을 읽지 않으셨습니다. 받자마자 바로 밀고 가는 보행보조기 앞에 있는 바구니에 챙겨둡니다. 할아버지는 거의 반발자국 정도의 아주 느린 걸음으로 시장통 여기저기를 살피면서 다니셨습니다. 한 블럭이 지날 때까지도 저 보행보조기의 바구니에 들어간 종이는 ..
일본학자가 연구한 바에 의하면 개미는 10마리 중 3마리가 일을 한다고 한다. mb악법 홍보대회에서 공성진의원이 한 말이다. 공성진의원이 이 말을 무슨 의도로 했는지 당체 감이 안온다. 어쨌든 나는 공의원이 인용한 이 말에서 한가지를 확실히 깨달았다. 인간이 개미보다 미개한 종족이라는 것이다. 개미는 10마리 중 7마리가 놀지만 인간은 10마리 중 대부분이 일을 하고있다. 이건 인간이 개미보다 일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말이다. 모든 노동력을 동원하는 우리는 30%의 노동력만 동원하는 개미에 비해 비효율적으로 생존하고 있는 것이다. 더 한심한 건 인간이 기계를 동원해서 생산력을 극대화 시켰음에도 이런 결과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생산력이 얼마나 더 발전해야 10명 중 3명만 일하고도 사는 개미를..
11월9일 전태일열사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가 있었습니다. 3만명의 노동자가 이날 대회에 참석했습니다. 강기갑의원도 대회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이날 비가 오는 바람에 대회 초반은 조금 어수선했습니다. 그런 어수선함 가운데 대오를 정렬하고 앉아 일사불란한 구호를 외치는 한 노동자집회가 눈에 띄었습니다. 비정규·여성·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이었습니다. 이 모임이 주목을 받았던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사회자의 선창에 맞추어 그들이 뭔가를 두들기고 있었는데 바로 냄비였습니다. 냄비가 없는 한 분은 캐스터네츠처럼 생긴 걸로 같이 맞추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분 가만 보니 한국분이 아닙니다. 입고 있는 조끼에 영어로 적힌 글자 아래에 일본어가 적혀있습니다. 둘러보니 꽤 많은 일본노동자들이 아 자리에 함께 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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