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10살짜리 딸이 크레인 위에 올라간 아빠에게 쪽지를 보냈다. "아빠 그런데 내가 일자리 구해줄테니까 그일 그만하면 안되요?" 그러나 아빠는 딸의 쪽지에 대답할 수 없었다. 올라간지 129일만에 거기서 목을 메고 자살했다. 2011년 1월 바로 그 곳에 다시 김진숙이 올라갔다. 회사 후배는 김진숙에게 이런 쪽지를 보냈다. "2주만에 집에 다녀왔습니다. 저는 애가 3명입니다. 큰 아들 5학년, 작은 아들 3학년, 늦둥이 갖 돌 지난 딸이. 마눌보다도 딸이 보고 싶어서 다녀왔습니다. 실컷 안아주고 왔습니다..." 김진숙은 아직 쪽지에 대답이 없다. 전화도 받지 않고 트위터도 삭제했다. 밥은 물론 물도 먹지 않고 있다. 김진숙이 손 대지 않은 식사 가방이 크레인 위에 쪽지처럼 매달려 있다. 김진숙의 크..
최고은 씨가 밥이 없어서 죽었나? 아니다 '밥 좀 주세요'란 말을 차마 할 수 없어 죽었다. 여기는 '밥 좀 주세요', '살려 주세요'라고 울부짖어야 살려주는 야만의 나라다. 아이들에게까지 밥달라고 울어보라고 요구하는 비정한 나라다. 약자의 울부짖음 앞에서 자신들의 힘을 확인하는 자본의 나라다. 자본은 가장 크게 울부짖어 자신들의 힘을 확인시켜 주는 자에게 밥을 던져준다. 최고은은 울지 못해 죽었다. 울부짖으면 살 수 있다. 그렇게 살아서 좋은가. 그래서 이 땅 곳곳에서 울부짖는 사람들에게 더 크게 울어보라고 자본과 잠시나마 같이 낄낄대서 기쁜가. 그들 앞에서 나도 울부짖을 각오가 되어있다고 떠들어서 자랑스러운가. 그것도 모자라 아이들에게 울어야 밥 준다며 그 굴종을 가르치고. 계속 울부짖을텐가 굶어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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