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는 죽었다." 작년 대선 직후 참담한 선거결과에 다들 이렇게 복창했다. 이회창과 이명박 합쳐 65% 가까운 지지율에 진보진영은 공포까지 느꼈다. 그야말로 보수의 처분을 기다리는 듯 한 모습이었다. 이 세월을 어떻게 견딜까 하는 진보의 걱정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다. 반면 이명박당선자는 선거가 끝나자마자 신나게 돌아다니고 거침없이 내뱉었다. 거칠 게 없었다. 견제할 힘을 잃은 신당은 제대로 반론조차 못하고 그냥 숨죽이고 있었다. 이대로 총선까지 갈 것 같았다. 한나라당 200석은 기정사실처럼 보였다. 그러나 당선 45일이 지난 지금, 인수위와 이명박 당선자에게 승리의 분위기는 잘 느껴지지 않는다.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경숙위원장이 처음 인수위 시작할 때 밝은 표정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

1월31일자 부산일보 주말판에 재밌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30-40대라면 어렸을 때 많이 가지고 놀았던 뱀주사위놀이(SNAKE&LADDER)에 관한 기사인데 놀이의 기원과 시대상이 그대로 담긴 그림들 얘기가 흥미로와 곱씹어가며 읽었습니다. [그 시절 게임의 재발견] 추억이 보장하는 재미 http://www.busanilbo.com/news2000/html/2008/0131/0L0020080131.1029103509.html 뱀주사위게임이 서양에서 넘어온 게임이라는 것은 처음 알았습니다. 우리나라만 유독 사다리가 아니고 고속도로인데 여기엔 당시 고속도로를 홍보하기 위한 정부의 작업이 있지 않았냐 하는 음모론이 돈다고 합니다. 세태에 맞게 일부를 재구성한 놀이판의 그림들을 찾아보면 더 재밌습니다. 18번에서..
"영어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대학 졸업반 취업용 토익을 공부할 때 간혹 듣던 말이다. 선배나 강사가 이 말을 해줄 때면 눈에 힘이 들어갔다. 이 말에 대한 확신과 그럴듯한 언어를 쓴 후의 뿌듯함이 배어 있는 표정이었다. 나도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호응했던 기억이 난다. 그들의 말대로 영어는 수단일뿐이다. 영어는 잘해야만 하는 게 아니라 잘 써먹어야 하는 것이다. 영어를 아무리 잘 해도 쓸 데가 없거나 잘 못쓰면 무용지물이다. 언론이 칭찬하는 이명박식 영어처럼 문법이나 억양이 좀 틀려도 상대와의 소통에 문제가 없다면 수단으로서의 영어를 제대로 써먹는 것이다. 영어를 잘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영어를 잘 쓰는 게 목적이라면 모든 국민이 영어를 잘 할 필요는 없다. 영어라는 수단이 필요한 사람만 잘하면 되..
16일 있었던 정부조직 개편에 사실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정부조직 개편 자체가 정치중립적인 성격의 것이라 입을 댈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청와대에선 작은 정부를 주장하는 인수위의 개편에 우려를 표했지만, 어차피 새 정부의 새로운 시도는 운영과정에서 검증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로선 우려는 할 수 있지만 비판은 쉽지 않다. 비판의 근거는 후일에서 찾고 당장은 새롭게 시작할 정부의 새로운 시도를 지켜봐주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느긋하게 정부조직 개편 뉴스를 시청하고 있었다. 그런데 순간 귀를 긁는 내용 하나가 스쳐지나갔다. "국가인권위원회를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둔다" 앞에 발표된 내용과 비교했을 때 이질감이 확 느껴지는 문구였다. '대통령 직속'이라는 말이 붙어서 타 부서 개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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