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비엔날레에 안 희한한 작품이 어디있겠습니까? 눈 돌리면 다 희한한 것들입니다. 그 희한한 것들 중에 혐오스런 건 빼고 제 관심을 끌었던 것들 중 올리기 편한 것들 몇개 꼽았습니다. 이게 뭔지 한참 봤습니다. 사진 설명 보고 알았죠. 겨털입니다. 여자 겨털인 거 같습니다. 옆에 살짝 보이는 건 풍선껌인데 제목도 아마 풍선껌일 겁니다. 이건 지문에 뭐 묻은 겁니다. 뭘 뭍혔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가장 흥미로웠던 작품, '애희를 부탁해'입니다. 작가가 바로 애희입니다. 자신의 사진을 찍어 그냥 올렸습니다. 한두개가 아닙니다. 수백개의 사진들이 애희의 사진입니다. 얼굴과 몸매가 빼어나서 올린 건 아닙니다. 흔히 보는 평범한 여성입니다. 다시 보니 조금은 괜찮은 편이네요. 여자의 일상을 훔쳐보는 기분이 들기도..
부산비엔날레 미월드에서 전시되고 있는 (complaints choirs)이라는 작품입니다. 제목 그대로 합창단이 불평 불만을 늘어놓는 작품입니다. 공약을 안지키는 정치인에 대한 불평, 공원의 쓰레기에 대한 불평, 날씨 때문에 잔디가 잘 자라지 않는다는 불평, 식당메뉴가 맘에 들지 않는다는 불평, 왜 여자가 될 수 없냐는 황당한 불평까지 온갖 다양하고 기괴한 불평들이 나옵니다. 룸메이트가 여자친구와 잤다는 불평이 공약을 지키지 않는 정치인에 대한 불평에 뒤이어 나옵니다. 불평의 맥락도 없고 제한도 없습니다. 말 그대로 그냥 불평입니다. 이런 불평을 십수명의 합창단이 10여분간 쏟아내는 것입니다. 경쾌한 음악에 이끌려 들어갔다 독특한 내용에 자리를 잡고 20분 넘게 작품을 봤습니다. 우리는 사람이 자본주의 ..
부산비엔날레 미월드에 전시되고 있는 작품입니다. 그런데 스크린 앞 부분이 좀 이상합니다. 타일이 보이는 게 꼭 욕탕 같습니다. 뒤로 물러나서 찍으니 이젠 샤워기도 보입니다. 예술품 전시장에 왠 샤워기와 욕탕? 후레쉬를 터뜨려 보았습니다. 헐~~ 그렇습니다. 여긴 목욕탕이었습니다. 비엔날레다 보니 목욕탕도 범상치 않습니다. 이건 무슨 작품일까? 이거 작품을 위해 너무 설정이 과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진지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이건 작품을 위한 설정이 아닙니다. 작품이 목욕탕에 들어온 겁니다. 이렇게 기존 공간을 그대로 살려 전시되는 작품은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이 작품이 설치된 곳은 찜질방입니다. 앞에 온도계와 찜돌이 보입니다. 여러 색의 실을 어지럽게 펼쳐놓은 여기도 대략 샤워실입니다. 심장을 표현..
부산비엔날레, '걸리버'가 된 기분 부산비엔날레 바다 미술제가 열리고 있는 광안리 해변입니다. '쪽자' 리어카 앞에 양궁표적처럼 생긴 뭔가가 하나 서 있습니다. 광안리에 전시된 부산비엔날레 작품들은 해변 여기저기 생각지도 못한 곳에 널부러지다시피 전시되어 있습니다.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형태로 보아 아마 작품인 듯 싶습니다. 어떤 작품일까요? 커다란 팽이입니다. 두개의 팽이가 원뿔면을 맞대고 포개져있습니다. 불안한 원뿔을 두개 맞대니 보다 안정적 형태인 마름모가 나옵니다. 원뿔을 두른 선들도 두 팽이 사이에 연결되어 서로 꽉 잡아 당기는 느낌입니다. 팽이가 인도 중간에 딱 버티고 있습니다. 팽이 윗면은 다트 느낌입니다. 팽이를 포개놓으니 이렇게 팽이의 모든 면을 볼 수 있군요. 또 불안정한 팽이가 안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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