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와도 선생의 수업을 멈출 수 없다." 고등학교 때 수업 중 한 선생님께서 교권을 강조하며 해준 얘기다. 20년도 넘은 일이라 정확하진 않은데 당시 다른 선생님 한 분이 위의 누군가의 수업중 호출로 불려간 것 때문에 격앙하셔서 이런 말을 했던 걸로 기억한다. 학생에게 선생님은 모든 것의 본보기가 되는 사람이다. 그런 선생님이 직장 상사에게 호출 당하듯이 불려가는 굴종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선생님의 가르침이 학생들에게 제대로 받아들여질리 없다. 그리고 그 굴종적인 모습은 학생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다. 교권이 무너지면 선생이 무너진다. 선생이 무너지면 학생이 무너진다. 그리고 선생과 학생이 무너지면 우리 사회가 무너진다. 교권은 우리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권위이다. 그래서 우리는 교권이 무너진다는..

2016년 4월 16일 토요일 저녁 "민지아냐?." 엘리베이터 소리가 들리지 아내가 반사적으로 내뱉었다. 청명하지 않은 소리가 분명 우리 층은 아니었다. "아래 층인데." 바로 아내의 짜증섞인 목소리가 날아왔다. "내가 그렇게 부탁했잖아. 애 좀 데려오라구. 공부한다고 피곤한 애 데려오는 게 그렇게 힘들어. 집에서 하루종일 쉬지나 않았으면 말을 안하지." "아니 토요일까지 애들 이렇게 붙잡아두냐? 이런다고 능률이 올라?" "무슨 딴 소리야. 중3 올라가면 이런 줄 몰랐어? 일주일 동안 학교에서 고생한 애 걱정도 안돼?" 민지는 중학교 3학년에 올라가고 나서 합숙을 시작했다. 학교의 방침이었다. 학기초 학부모 모임에서 교장은 명문고에 가려면 중3엔 몰입수업을 해야한다면서 중3 전원이 합숙할 것이라고 설명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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