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오면 눈 치우러 가고, 비오면 물기 닦으러 가고. 뭔 일 터지면 가장 바쁜 사람들이 바로 이분들이다. 사실 도시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들은 이분들일 거다. '면'들의 집합체인 도시는 하루만 내버려둬도 온통 오물천지와 낚서판이 된다. 도시가 괴물이 안되고 도시가 될 수 있 것은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서 도시를 돌보는 이분들 덕분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분들이 청소하면서 모은 폐지가 돈이 된다고 뺐어가고 쓸데없이 밥 많이 먹는다며 밥값 뺐어간다 그러다 우리 사정 나빠지면 이분들부터 가장 먼저 내쫓는다. 나이 들었다고 배운 게 별로 없다고 우리 사회에서 이용만 당하는 분들이다. 2월 14일 눈이 엄청 내리던 날 우리가 이분들 이용해 먹었다는 거 기억해두자.
부산구덕운동장 근처 벼룩시장을 뒤지다 눈에 익은 책을 하나 발견했다. 80년대에는 집집마다 손 잘 닿는 구석에 이런 가요책이 쑤셔넣어져 있었다. 책방에서 500원이면 집어 들 수 있었던 이 책엔 최신가요의 악보에 가요계 최신 동향과 스타 브로마이드까지 실려 있다. 혜은이가 표지를 장식하고 조용필이 뒷표지를 장식한 걸로 대략 책이 발행된 년도가 짐작할 수 있다. 1983년도 판인데 그 해 최고의 이슈는 단연 ET였다. 가요계도 이 세계적 이슈를 외면할 수 없었다. 유치함을 무릅쓰고 책의 한면에 ET를 크게 그려 넣었다. 우리의 심각하신 창완이 형도 이 때 ET가요를 발표하며 유행에 편승하셨다. "반짝이는 작은 별~~ 멋진세상"하며 마이클잭슨의 소년 때 노래를 번안해 부르신 작은별 가족도 이 ET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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