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예절논쟁을 꺼내는 건 명분의 우위를 차지하기 위함입니다. 우위에 선 예절명분으로 토론의 내용과 상관 없이 상대를 제압하려는 것이 많은 예절논쟁의 목적입니다. 그러나 내용에 대한 적절한 반론이 수반되지 않은 예절논쟁은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합니다. 수많은 토론을 봐았지만 예절논쟁만으로 승복해서 물러나는 사람을 본 적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예절논쟁은 먼저 상대의 글의 핵심을 깬 후 나중에 첨부하는 것이 맞습니다. 예절논쟁부터 먼저 앞세운다는 것은 핵심을 건드리지 못하고 있음의 반증이 될 수 있습니다. 예절논쟁 자체가 의미를 가지기 힘들지만 '닥쳐줄래'식의 도발적 글엔 더 의미가 없습니다. 이런 류의 글은 이미 상대의 반발을 감수하고 쓰는 것입니다. 내가 도발한 만큼 당할 각오가 되어 있다는 거죠...
강연도 보여주고 밥도 준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밥값이나 강연비는 낼 필요가 없습니다. 밥값과 강연비를 내는 건 후원사들입니다. 이건 뭘 말하는 걸까요? 이게 바로 마케팅입니다. 이런 내용을 알고 행사에 참석한 우리는 이미 이 행사에 마케팅이란 전제가 들어있다는 걸 인정한 것입니다. 말을 안했지만 우리 머리 속엔 이미 이런 암묵적 전제가 들어 있는 겁니다. 블로거를 마케팅 대상으로만 봐서 불쾌하다는 것은 이미 인정한 이 전제를 부정하는 꼴이죠. 경품을 포기하면 이런 전제를 부정해도 되는 걸까요? 밥은요? 밥까진 괜찮은가요? 밥이 하일라이트였습니다. 밥먹으면 다 챙긴거죠. 그렇다고 이 행사가 마케팅을 두드러지게 한 것도 없습니다. 여러 곳에서 후원한다고 했지만 거절했다고 합니다. 참석하신 분들도 알겠지만 주..

"블로그는 툴일 뿐이다." "블로그나 제로보드나 별반 다를 게 없다. 단지 기능과 편의가 조금 더 낫고 덜할 뿐이다." 개인적 관점에서 보면 맞는 소리다. 블로그를 이용해 이전과 똑같이 글을 쓸 뿐인데, 게시판과 별 다를 바 없는 이 도구에 심각하게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은 부질 없어 보일 수 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블로그 논쟁도 이렇게 개인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의 반발에서 비롯된 것이다. 개인의 글쓰기 행위를 사회적으로 규정하고 조직화를 시도하는 것에 대해 그들이 거부감과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적 관점으로 보면 블로그는 그저 "툴일뿐"이라고 심드렁하게 말해질만한 것은 절대 아니다. 블로그로 인해 개인매체가 급속히 확산되었고, 한 사회에 다양한 시각의 매체가 수백개에서 수백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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