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당거래를 보면서 맨 먼저 떠올리게 되는 건 김길태 사건이다. 연이어 터지는 아동성폭행에 국민적 여론이 들끓고 이에 압박을 받은 경찰이 총출동 하면서 며칠만에 김길태를 검거하였다. 영화 부당거래 속의 경찰도 이와 같은 압박을 받는다. 국민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연쇄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청와대까지 개입하자 경찰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사건을 종결지으려 한다. 결국 경찰은 최준기 반장에게 맡겨 사건을 해결한다. 그런데 그들이 잡은 범인은 가짜 범인이다. 그리고 경찰도 그걸 알고 있다. 그쯤 보고나면 관객은 다시 김길태 사건을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는 국가가 그렇게 쉽게 거짓말을 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건 순진한 믿음이다. 거짓말을 은폐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자들일 수록 거짓말은 더 쉽다. 영..

처음엔 민망함이 느껴졌다. 전혀 새로운 장르에서 연기자들이 코드를 맞추느라 애쓰는 것이 느껴져서다. 관람하는 관객들도 뜬금없는 장면들에 감상포인트를 어디다 둘지 몰라 해맸기 때문이기도 하다. 영화가 녹아들기 시작한 것은 엉터리 일본어부터였다. 통역이 필요없는 엉터리 일본어에 웃음이 터져나왔고 그때부터 관객은 긴장을 풀고 류승완감독의 황당시추에이션을 즐기기 시작했다. 캐릭터와 이야기는 웃음을 위해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다는 영화의 태도가 에어플레인을 떠올리게 했다. 아무 이야기 하나 걸쳐놓고 '웃기면 그만이지' 하는 식이었다. 미국 비밀기지 부분에서 히죽거리는 웃음을 이어가던 영화는 드디어 콧물침물 씬에서 큰 웃음을 터뜨린다. 부상 당한 동지 앞에서 무수한 콧물과 침물을 떨어뜨리는 다찌마와리의 모습은 정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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