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의 구성원들은 예측하기 힘든 ‘복불복’ 경쟁시스템에서 항상 불안해한다. 언제부턴가 철도청의 매표창구 줄서기가 바뀌었다. 예전엔 창구마다 줄을 섰는데, 이제는 창구 서너 개 당 한 줄을 서서 기다린다. 1년 전만해도 앞쪽에서 실랑이가 벌어지면 내가 선 창구의 줄이 지체되서 늦게 온 다른 창구에서 먼저 표를 사가는 것을 약올라하며 지켜봐야 했다. 그런데 이젠 그런 스트레스가 없다. 실랑이로 지체되는 시간이 줄 서 있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분담되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엔 어느 선진국보다 치열한 경쟁이 있지만 정작 한국경제는 선진국에 비해 경쟁력이 없다. 왜 그럴까? 나는 이것이 한국의 ‘복불복’ 경쟁시스템 때문이라고 본다. 한국은 불이익을 받은 사람이 항의하면 오히려 ‘왜 줄 잘못 섰냐’는 핀잔만 돌아온다..
야근 이슈를 진행하면서 제일 궁금한 게 있었다. 과연 다른 나라의 노동환경은 어떨까? 우리나라와 별 차이가 없을까? 아니면 우리만 이렇게 사는 걸까? 우리의 뒤틀린 노동문제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선 다른 나라의 노동환경을 알아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비교를 통해 우리가 당연시 하는 노동조건들이 사실은 한국의 불합리한 습성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외국계회사 그 극과 극의 근로조건'이란 기사를 통해 외국에서 살고 있는 해외교포분들께 근로환경에 대한 인터뷰를 부탁드렸다. 6분이 연락을 주셨다. 오늘은 그 첫 번째로 오스트리아에서 금융계 IT 회사에 근무하시는 안톤님으로부터 오스트리아의 노동환경에 대한 얘기를 들어보겠다. 안톤님은 중학교 때 오스트리아에 가셨고 현재 30초반에..
열심히 일해봤자 배부른 사람 따로 있다. 라는 지난 기사를 통해 극심한 노동강도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인터뷰를 요청한 바 있다. 내 부탁에 몇 분이 응해 주셨는데, 그 중에 외국계 IT 회사에 근무 하시는 분이 계셨다. 그 분은 남기신 글에서 한국계와 외국계 IT 회사 둘 다 근무한 자신의 경험이 야근 이슈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거 같아 인터뷰에 응한다고 말씀하셨다. 예상외의 수확이었다. 그는 한국회사의 불합리하고 열악한 노동실태를 뚜렷이 드러내줄 수 있는 귀중한 취재원이었다. 그 스스로 ‘극과극’이라고 표현한 양쪽 회사의 경험담을 들어보자. 그를 익명으로 '탈출맨' 이라고 부르겠다. 커서 : 대략적인 나이와 성별은? 탈출맨 : 30대 후반의 남성이다. 커 : 이전에 다녔던 한국계 회사는 어떤 회사였나?..
“한국회사와 미국회사 어디가 더 힘들까?” 이런 의문을 처음 떠올리게 한 건 '스켑티컬레프트'라는 싸이트의 ‘오돌또기’님의 글이었다. 원글과 댓글에서 거의 “뽕을 뽑아버릴” 정도의 미국직장의 타이트함에 대한 얘기가 오갔는데, 역으로 해석하면 한국직장은 좀 느슨하다는 뉘앙스였다. 약간의 반발심이 발동하여 답글을 달면서 한국회사의 핍진함을 역설했다.(핍진 : 죄다 없어짐) 미국은 업무로 사람을 힘들게 하지만 한국은 사람이 힘들게 한다. 업무로 힘든 것은 나중에 능력개발로 나타나지만 사람에게 치이는 것은 눈치와 정치로 피곤에 절은 육신만이 남을뿐이다. 그리고 이러한 한국의 피곤한 직장문화는 서구식 조직과 한국적 정서의 충돌에서 나타난 불가피한 과정이다. 이런 내용의 반론이었다. 답글을 쓰고나니 호기심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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