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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동반자가 가끔 제가 모르는 말을 씁니다. 어릴 때 집에서 친할머니와 같이 살았는데 아랫묵에서 할머니들 나누는 대화들을 많이 듣고 자랐다고 합니다. 그래서 경상도 지방에서 쓰는 옛말을 왠만한 어른들보다 더 잘알고 있습니다. 한번은 가족오락관에서 지금도 잘 안쓰는 경상도사투리 맞추기 게임을 하는데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다 맞추어 온가족이 놀래기도 했습니다. 

동반자는 할머니에게 배운 말을 그냥 알고만 있지 않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자주 써먹습니다. 애들에게 할머니들 쓰는 말로 나무라는데 가끔 그 장면을 떠올리면서 저도 모르게 웃기도 합니다.

그 중 딱 5개 생각나는데 소개해보겠습니다.

예 : 아가 니는 '뒷손'이 없노. 털팔아! 털팔아!

설명 : 초등학교 1학년 딸이 좀 꼼꼼하지 못합니다. 둘째가 좀 빠리빠리한 편이라 그와 비교되어 더 야단을 듣기도 합니다. 딸이 앉았다 일어난 자리엔 뭐가 막 어지럽혀있어 그걸 보고 동반자가 하는 소리입니다.

예 : 깨춤을 추라 깨춤을 춰.

설명 : 애들이 막 몸을 흔들며 투정부릴 때 있습니다. 자기 맘대로 안되니까 몸을 뒤흔드는 건데 그걸 보고 하는 말입니다. 동반자 말로는 깨를 후라이팬에 볶으면 막 튀는데 그 깨의 모습을 보고 한 말일 듯 싶답니다.

또 다른 뜻 : 동반자가 보충 설명을 합니다. 애들 막 떼쓸때도 쓰지만 마구잡이로 계산 없이 막 행동하는 어른들 보고도 한답니다. 장인이 첫째 처형에게 그런 말을 좀 했답니다. 깨춤을 추고 돌아댕기네 댕겨. ㅋㅋㅋ

동반자의 옛날 우리말 중에 가장 감탄한 말입니다. 

예 : 보골 채우지마라.

설명 : 애들이 피곤하게 하면 한번씩 던지는 말입니다. 인상을 팍 그리면서 입을 딱 다물고 그럽니다. "엄마 보골 채우지마라." 혼난다.

예 : 간허파 다 뒤빈다.

설명 : 또 아이들이 성질 나게 할 때 쓰는 말입니다. 이런 말 할때 가끔 목격하는데는 제가 보기에도 간허파 다 뒤벼지겠더군요. 그리고 이 말은 제게도 씁니다. 밤 늦게 들어오면 문을 쾅 닫으면서 '간허파 다 뒤빈다'고 합니다.

예 : 니맛도 내맛도 아니다.

설명 : 음식이 무슨 맛인지 모를 때 하는 말입니다. 양념이 잘못되어 맛이 어중간할 때도 쓰지만 감기에 걸려 맛을 모를 때 쓰기도 합니다. 콧물 나오는 코를 닦으며 국물을 떠먹으면서 나옵니다. "아이구 니맛도 내맛도 아이다. 그냥 쑤셔 넣는다."

그외에도 참 많은데 5개 정도 당장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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