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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나 성별로 인터넷 상에서 호기심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나이나 성별같은 장벽이 없어서 인터넷이 이렇게 풍요로울 수 있는 것인데, 내가 못참아 드러낸 호기심이 인터넷 장벽쌓기에 일조할 것 같아서이다. 그러나 청석님의 블로그에서 <교육계에 일생을 바쳤다>는 자기소개를 보고는 주인에 대한 호기심을 자제할 수 없었다.


청석님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 인터넷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장년층 블로거인점 때문은 아니었다. 청석님의 나이를 예측하기 힘든 유연하고 재밌는 글들과 적극적인 의견개진이 상당히 인상깊었다. 청석님을 알게 된 것도 무브온21블로그에 남긴 깊이있는 댓글들 덕분이었다. 다른 이의 블로그에 이렇게 진지한 댓글을 남기는 사람도 많지 않은데 그가 얼마전 정년 퇴직하신 분이라니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브온21의 인터뷰 요청에 청석님께서 흔쾌히 응해주셨다.


커서 : 활발한 블로그 활동을 하시는데 블로깅을 시작하신지는 얼마나 되셨습니까. 또 어떤 계기로 시작하시게 된건지요?  블로그를 하시기 전에 인터넷은 얼마나 알고 계셨습니까?


청석 : 간단한 컴퓨터 활용을 알고 있었지만 메일을 보내는 정도로만 활용하지 별로 컴퓨터를 좋아하지 않아 카페나 블로그의 세계에 전혀 발을 들어놓지 앟았습니다. 그런데 1월 10인가 현대차 노조의 파업이 극에 달했을 때 손학규님이 현대차 노조위원장에게 편지 보내는 형식으로 올린 블로그기사를 접하고 공감하여, 트랙백을 걸어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노조파업을 풀라는 글을 써본 것이 계기가 되어 블로그를 활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커서 : 블로깅을 하다보면 사진을 올리고 링크를 하는 등의 사용법을 잘 몰라 젊은 사람들도 많이 스트레스 받곤 하는데 익숙치 않음으로 인해 힘들지는 않으셨습니까? 모르는 것을 배울 땐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하십니까? 현재 블로그를 쓰는 능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요?


청석 : 아직도 사진도 잘 올리지 못합니다. 처음으로 아내의 도움을 받아 사진 한 장 올린 것이 전부입니다. 배경음악도 넣지 못하고 글을 쓰다가 자판을 잘못 눌러 글이 도망가 버린 때가 빈번하여 글쓰기를 포기할뻔  한적이 한 두 번이 아니지요. 컴퓨터에 조예가 없으니까, 글을 쓰다가 잘되지 않을 때는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지만 인내하며 하나씩 배워가는 재미로 살아갑니다. 언젠가는 익숙해져서 스트레스도 받지 않고 멋진 블로그를 만들거라 다짐하며 그날을 위해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커서 : 청석님의 나이는 대략 어떻게 되십니까? 자제분들은?


청석 : 내 나이 64세이고 자녀들은 사내만 둘입니다. 장남은 캐나다에 유학 가있고 둘째 아이는 저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커서 : 사모님께서 청석님이 인터넷에 빠졌다고 불만이시라는 글을 봤습니다. 혹시 인터넷으로 다투시는 일은 없으신가요? 다른 가족들도 인터넷에 빠진 아버지께 무슨 말씀 안하십니까?


청석 : 정년퇴임후 밖으로 돌아 다니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컴퓨터 앞에 앉아 날밤을 새우는 모습을 보고 컴퓨터에 중독이 걸렸냐고 야단을 치며 건강을 염려하는 잔소리를 많이 합니다. 그러나 블로그에서 스크랩한 좋은 명곡을 틀어 놓고 감상하는 모습을 보고는 식구들도 흡족해 합니다.


커서 : 교육계에 일생을 바쳤다고 자기 소개를 하셨는데, 선생님 이력을 소개해주시겠습니까? 무슨 과목을 가르치셨고 선생님으로서 살아온 감회는 어떠신지요?


청석 : 저는 광주교육대학을 졸업하고 초등에서 6년, 중등에서 24년을 국민윤리교사(도덕)로 근무하고,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를 받고 교육행정직에서 7년을 보내다가, 완도고등학교 교장, 해남송지종고 교장, 순천연향중학교장의 7년 교직생활을 마치고 퇴임하였습니다.


커서 : 혹시 블로그에 제자들이 찾아오거나 블로깅 중에 만난 제자는 없으십니까?


청석 : 블로그를 시작한지 두 달도 채 않되니 아직 제자들과 조우하지 못했고 지방 일간지에 간혹 칼럼을 쓰기 때문에 신문을 통하여 제자들을 만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만 아직 인터넷 상에서는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커서 : 청석님의 하바드대학 다닌다는 글을 보고 많이 웃었습니다. 노인이 되어가는 사람의 심정을 잘 알 수 있는 재밌는 글이었습니다. 혹시 만나시는 비슷한 연배 중에 청석님처럼 인터넷을 활용하여 노년생활을 잘 보내시는 분들이 계신가요? 아니라면 동년배 분들은 하루를 어떻게 소일하시는지요?



 <아아! 블로그의 세계> (http://blog.daum.net/phsminister/3088051)



청석 : 인터넷 활용을 잘하여 대학평생교육원에서 강사로 활동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친구들은 인터넷을 활용하지 않아 등산이나 배구경기 등으로 건강에 신경 쓰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정도입니다.


커서 : 청석님 글을 보니 노인 노동력을 활용하자라는 글도 보이고 노인에게 인터넷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자라는 글도 있던데, 노후의 삶을 위해 국가적으로 개인적으로 어떤 준비가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청석 : 퇴직교사들 중에 컴퓨터 활용 능력이 좋은 사람들을 신체검사를 통과 한 후 컴퓨터 강사로 임명하여 노인복지관 같은 곳에 배치하여 활용하거나 미국평화봉사단처럼 후진국가에 컴퓨터 활용강사로 보내 후진국을 지원하는 것이 국가 정책상 좋은 아이템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커서 : 인터넷이 국경과 나이와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놀라운 세계라며 대단히 흡족해하시던데, 어떤 점이 재밌거나 놀라웠던 지요.


청석 : 캐나다에 있는 아들과 매일 메일로 소식을 교환하고 둘째 며느리가 중국사람인데 친정집과 화상채팅을 통하여 교신하면서 외로움을 극복하는 것을 보면 인터넷의 위력을 실감합니다.


커서 : 아고라 등 토론방에서 댓글도 자주 올린다고 하셨는데, 어린 네티즌이 막말을 막해서 불쾌하진 않으셨습니까. 그런 네티즌과 만나면 물러서지 않고 네티즌대 네티즌으로 같이 싸우시는지요. 아니면 어른처럼 타이르시는 편인지요.


청석 : 교사생활을 많이 하여 초딩이나 중딩들의 글을 읽고 훈계 한적도 많습니다. 특히 글자가 엉망이어서 올바르게 철자를 쓰도록 지도합니다. 국어순화운동을 펼쳐야 할 단계입니다. 인터넷이 발달하면 할 수록 바른 언어 사용이 중요하게 대두되기 때문에 인터넷상에서 본명을 밝히고 댓글을 달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커서 : 청석님 나이를 알고 다들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요.


청석 : 아직 저의 나이를 잘 모르고 있어 어떤 반응도 보이는 분이 없었습니다.


커서 : 인터넷 상에서 만나 인연을 계속 유지하고 교류하는 분들이 있으십니까.


청석 : 지금은 시작하는 단계이니까 많은 분들과 교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가장 감명 깊게 다가온 블로그는 지금 헝가리에서 법인을 세우고원자력 계통의 사업을 하는 하은이네 아빠의 블로그입니다. 헝가리에서 한글 학교 교장으로 애쓰는 모습과 헝가리 노인들에게 까지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에서 감동을 받아 교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브온 21기자님들의 매끄럽고 날카로운 글에 매료되어 날마다 블로그에 찾아가 읽어 보고 차츰 저의 생각도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신문에서 느껴 왔던 사설이나 칼럼의 맛보다는 훨씬 무브언의 글들이 맛이 있고 읽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간혹 댓글에서 한마디씩 말하고 싶은 충동도 느끼지만 워낙 지식이 짧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청석님 책 <텃밭을 가꾸며> 



커서 : 책을 좋아하신다고 했는데 어떤 책을 주로 읽으시며 네티즌들에게 어떤 책을 소개해주고 싶으십니까? 시오노나나미를 좋아하셔서 블로그도 <로마인이야기>로 하셨는데 시오노나나미를 네티즌들에게 소개해주시겠습니까?


청석 : 대학시절에는 역사책을 주로 읽었고 장년시절에는 심리학 경제학 책을 주로 보았습니다. 가장 감명 깊은 책은 갈브레스 교수가 쓴 <불확실성의 시대>와 에릭 프름의 <자유로부터의 도피> 였습니다. 1995년부터 전남 교육연수원 연구사로 재직할 때 우연히 도서관에서 본 로마인 이야기가 인연이 되어 시오노 나나미 여사의 글을 매년 출간 할  때마다 읽어 매니아가 되었습니다.


시오노나나미 여사는 대학에서 철학과를 나와 단신으로 이태리로 건너가 로마사 연구에 일생을 걸고 불후의 명작을 쓴 작가입니다.그녀처럼 끈기와 호기심으로  한 분야에 천착하여 일생을 바친 분도 드물다고 느껴집니다. 로마인 이야기를 통하여 열린 세계관을 우리에게 제시하고  한미FTA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개방주의야 말로 한국인이 취해야 삶의 방식과 자세라고 방향제시를 해준 것 같습니다.


로마의 흥망사에서 흥할 때는 성곽을 무너뜨리고 개방하여 인프라구축과 관용정신으로 세계를 포용했으나 망할 때는 성을 구축하고 외부와 단절했다는 사실은 우리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또한 카이사르같은 지도자에서 진정한 리더쉽을 엿보이게 한 점은 오늘날 젊은사람들에게 지도자가 갖추어야할 자질들을 잘 보여준 사례들입니다. 자기의 정적 편에서 자기와 싸우던 국민들에게 과감하게 자유를 허락하여 선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도록 하는 진정한 리더쉽을 보여준 것입니다. 


커서 : 제가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청석님의 정치적 입장이었습니다. 청석님은 노무현대통령의 말씀을 긍정 하시면서 그외 다른 대선주자들의 좋은 점도 칭찬하시더군요. 이런 정치적 견해는 한국에서 참 보기 어려운 경우입니다. 저는 청석님이 노선이나 당파에 기대지 않고 자신의 판단으로 현실을 인식하는 참으로 지혜로운 분이라고 느꼈습니다. 한국정치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시죠.


청석 : 참여정부의 가장 큰 성과라고 한다면 깨씃한 정치를 이룩했다는 것입니다. 선거법을 개정하여 선거법을 어기면 여당이나 야당을 막론하고 가차 없이 법을 집행하여 지금은 모든 국민들이 선거법을 준수 하도록 만든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가장 큰 실적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앞으로는 돈이 없다 해도 훌륭한 인재들은 국민을위해서 봉사할 수 있도록 정치판을 깨끗이 정리햇다는 점 높이 살만합니다.


그리고 정치인들이 자기 철학을 갖고 이념이나 정책중심으로 한번 만났으면 죽을 때까지 함께 하는 풍조기 깃들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당이 만들어지면 100년은 가야 되지 않을까요? 시류에 편승하고 철새처럼 이합집산을 되플이 하는 정치인들은 아무리 똑똑해도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것은 역사가 말해주고 있습니다.정치적 지조가 가장중요합니다.


커서 : 피아노와 사모님에 대한 이야기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피아노를 하겠다고 학교를 그만두신 사모님도 참 대단하신 분이십니다. 오늘날 저희들은 그 시대 찾아보기 힘든 여성의 모습을 보이신 사모님이 참 매력적으로 보이는데, 배우자이신 청석님은 어떠신지요. 인생실패가정이라고 우스개 소리를 하셨던데.


청석 : 워낙 다재 다능하여 한 분야에만 시오노나나미처럼 천작했더라면 크게 성공할 사람이 제 아내입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대학에 수석입학하고 음악은 물론 그림 시 수예 등 재주가 아까울 지경입니다. "이렇게 써봐요란" 초등학생 글짓기 책을 출간하여 지금까지 4쇄를 찍었습니다.


음식 솜씨는 말할 것도 없고 지금도 창의적으로 건강식품을 만들어 먹고 있는데 시간이 없어 특허청에 등록을 못하고 있습니다. 저가 이렇게 건강하여 작은 글씨도 잘 읽고 장시간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써도 피곤하지 않은 것을 보면 집사람이 만들어준 선식가루 (검정깨 검정콩 등 14가지 곡식으로만듬)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커서 : 네티즌들에게 당부드리고 싶은 말씀도 한 마디 해주시죠.


청석 : 인터넷 블로그의 위력은 신문보다 강하다고 느껴집니다. 앞으로의 세상은 종이없는 IT세계가 오니 여기에 대비해야 하고 대신 인터넷을 통하여 모든 글쓰기 작업을 하니 아름다운 우리글을 순화된 언어로 사용하도록 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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