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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집회 초반에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대부분의 자유발언이 학생들이었죠. 어른들은 중간중간에 발언을 했습니다.

어른들의 발언은 많지도 않았지만 내용도 거의 비슷비슷했습니다. '공부해야할 아이들을 이 자리에 앉도록 만든 것에 대해 어른으로서 미안하다., '아이들을 앉혀놓고 멀리 바라보는 어른들 당신이 앉아야할 자리다.' 식의 얘기를 했습니다.

어른들의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인상이 살짝 찌푸려졌습니다. '학생이 아니라 어른들이 앉아아햘 자리라니.', 학생은 사회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행동하면 안된다는 건가? 어른들이 생각과 판단과 행동을 대신 해주어야 한단 말인가?

물론 발언한 어른들이 학생들의 행동을 폄하하거나 못하도록 말리기 위해 그런 말을 한 건 아닐겁니다. 스스로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을 대견스럽게 생각하고 참여하지 않는 어른들을 비판하는 의도였을 겁니다.             

그러나 본 의도야 어쨌든 그 말 속엔 학생들이 시위에 참여 하는 것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부정적 인식이 담겨있는 게 사실입니다. 학생들도 그런 발언이 나올 때마다 약간 웅성거리면서 불편해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얼마전 있었던 청소년집회에서 한 학생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왜 학생이기 때문에 머리를 잘라야 합니까?"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우리도 이 사회의 당당한 정치적 주체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권리인 시위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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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어른들이 '학생들을 지칭할 때 '아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어른들은 발언 내내 학생들을 '아이'라고 불렀습니다.

'아이'라는 단어엔 보호받아야할 존재라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우리는 부모로서 선생님으로서 우리가 보호해야할 존재를 논할 때 '아이'라고 지칭합니다.

그러나 집회에 참여한 학생들은 스스로 판단하고 나온 주체적인 인간입니다. 보호받아야할 아이가 아니라 사회의 구성원 중에 하나인 학생입니다.
 
사적인 자리에서는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학생 대학생 회사원 할 거 없이 모두 모인 공적 자리에서 일부를 가리켜 '아이'라고 부르는 것은 무례한 짓입니다.

어른에게만 아니라 아이에 대해서도 예의를 지켜야 합니다. 스스로 판단해서 참여한 '학생'들에게 '아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제 힘들게 스스로의 정치적 판단을 하기 시작한 '학생'들의 사기를 꺽는 일입니다.

집회에 참석하시는 어른들, 제발 학생들에게 깍듯이 예의를 지키십시오. 이 사회의 구성원인 그들에게 정당한 대우를 하십시오.

절대로 아이라고 부르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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