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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여 어른들처럼 매몰되지 마라.


그리고 이 사태를 반미(反美)운동의 운동장으로 삼으려는 세력의 움직임이 합쳐져 판단력 없는 중·고교 학생들까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밀려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6년 전 효순·미선양 사건과 비슷한 모습이다.

오늘(5월5일) 조선일보 사설이다. 학생들이 판단력이 없단다. 그래 보고 들은 게 없는 학생은 그렇다 치자. 그런데 학생보다 더 배웠다는 어른들은 어떤가? 어른들이 저지른 판단력(?) 있는 행동들을 함 보자.

작년에 이명박대통령의 도덕적 결함을 얘기하면 어른들이라는 자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누구나 사업하다며보면 그럴 수 있다." "무능한 것보다 범죄자가 낫다."

성추행을 저질러 당에서도 제명당한 국회의원이 있다. 그는 이번 총선, 그지역 어른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다시 국회의원 빼찌를 달았다.

뉴타운으로 아파트값 올려준다는 외친 정치인들이 있다. 어른들은 그 정치인들에게 몰표를 안겨주었다. 그런데 선거가 끝나자 서울시는 뉴타운은 없다고 했다. 어른들은 배신 당했다고 난리부르스를 췄다.

박근혜와 함께 한다는 친박연대라는 해괴한 정치집단이 나타났다. 박근혜와 같이 찍은 사진을 커다랗게 올렸는데 어른들은 그 사진을 보고 표를 던졌다. 이 해괴한 신생정당은 지지율이 수십년 전통의 정당을 훌쩍 뛰어넘어 3위다.


자 이게 판단력 있다는 어른들이 저질러놓은 짓거리들이다. 이 우스운 짓을 한 어른들이 학생들의 판단력을 운운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도 저게 우스운 짓이라는 건 다 안다. 그리고 우리의 먹거리를 걱정하는 것은 하나도 우스운 일이 아니다.

왜 어른들은 세살먹은 애들도 알아먹을만한 개념 없는 짓을 하고 있을까? 학생들보다 더 많이 알고 경험한 어른들이 왜 이럴까? 그건 이들이 알고 배운 것들을 상쇄할만큼 거대한 것에 매몰되어 있기 때문이다.

첫째, 어른들은 대부분 지역주의에 매몰된 사람들이다. 전라도 경상도 따지는 자들이 바로 어른이다. 그들은 정말 국민을 위해 일할 사람이 누구인가를 생각하지 않는다. 누가 우리 지역정당이고 그 정당의 후보가 누구인가만 판단하는 희안한 집단들이다. 그가 성추행을 하든 거짓말을 하든 지역정당의 대표이기만 하면 그 모든 죄는 용서받는다. 심지어 자신의 지역이익에 반하더라도 응원한다. 지역혁신도시가 우리 지역에 못들어올지 모른다고 하니 안타깝긴 하지만 그게 효율적이라며 지역주의 정당을 옹호하는 사람도 있다.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고 했는데 지역주의에 매몰된 자들은 정당한 이익조차도 자신의 정치세력에게 갖다바치는 정치세력의 노예가 된 사람들이다.

둘째, 어른들은 우리가 함께 사는 공동체보다 자신들의 이익에만 매몰된 사람들이다. 자신의 지역에 뉴타운을 짓겠다고 하니 전부 그 공약을 내건 정치인에게 표를 주었다. 다른 정책이나 공약은 필요 없다. 함께 잘사는 공약은 관심이 없다. 당장 자신이 가진 집값만 올려준다면 오케이 인것이다. 아마 전두환이라도 땅값만 올려준다면 다시 불러들일 사람들이다.

셋째, 이것이 결정적이다. 그들이 읽는 매체와 우리가 읽는 매체가 다르다. 그들은 조중동이라는 보수신문을 많이 읽는다. 조선일보가 어제 오늘 완전히 다른 사설을 태연히 실을 수 있는 것은 그들이 발행하는 신문엔 댓글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 인터넷처럼 댓글이 달린다면 조중동의 거짓말은 금방 드러난다. 하지만 집으로 배달되는 신문엔 어제의 내용과 완전히 반대되는 내용이 실려도 사람들은 그걸 문제삼지 않는다. 왜나면 그들은 그걸 공유할 수 있는 댓글이 없기 때문이다. 무슨 사정이 있겠지 하고 넘겨버린다. 인터넷에선 이게 절대 용납되지 않는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어른들은 판단력이 부족하다기 보다 불순하다. 그에 비해 학생들은 순수하다. 많이 아는 자의 불순한 판단력보다 그보다 적게 알더라도 순수한 자의 판단력이 더 신뢰할만하다. 불순한 자는 많이 알수록 자신의 판단을 더 교활하게 합리화할 뿐이다.

소고기협상 같은 사안들이 어른이 되어야 판단 가능한 사안도 아니다. 그건 학생의 지식만으로도 충분히 판단 가능한 사안이다. 그리고 어른들이 또 거기에 대해 더 알고 있는 것도 없다. 모르는 걸 알려주면, 쓸데 없는 소리하지 말라며 '나라에서 다 알아서 한다'라는 말을 해주는 게 어른들이다. 적잖은 어른들의 판단력이란 게 사실은 '나랏말쌈'일뿐이다.

그러니 학생들이여 어른들의 말을 듣되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스스로 분석하고 판단하고 반론하라. 자신의 지적성장을 어른들의 말씀에 내맡기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또 매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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