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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선 1구간 용역업체 사무실 앞
부산지하철 3호선 물만골역에서 한 무리의 아주머니들이 농성 중입니다. 아주머니들은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들이십니다. 아주머니들이 농성하는 이유는 3호선 1구간에 새로 들어온 용역업체가 아주머니들 일부(현재까지 17명)를 고용승계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산지하철 청소용역업체 계약엔 고용승계 조항이 있습니다. 그런데 강제 조항은 아닙니다. 고용승계를 노력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업체가 이런 점을 악용했습니다. 아주머니들 일부에게 한달짜리 계약서를 내밀었습니다. 계약을 불안하게 해놓고 노동조합을 와해시킬 의도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는 한달짜리인지 모르고 싸인했고 나중에 알게된 일부는 항의했습니다. 항의하는 과정에서 생긴 충돌을 빌미로 업체는 한 조합원을 경찰에 고발까지 했습니다.
3호선 1구간을 계약한 업체는 부산산재장애인협회 복지사업단입니다. 새로 계약한 업체라고 고용승계를 거부하고 있지만 실상은 새로운 업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전의 용역업체였던 부산장애인연합회가 법적으로 자격이 문제가 되어 새로운 업체와 계약하게 된 건데 부산산재장애인협회 복지사업단은 부산장애인연합회 산하단체입니다. 그러니까 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름만 바꾸었을 뿐입니다.
달라진 건 없습니다. 불법적으로 용역업을 유지했던 업체가 문제를 편법적으로 해결한 것일 뿐입니다. 그런데 3호선 1구간 용역업체는 그들의 불법적 자격 문제로 야기된 새로운 계약을 청소노동자를 탄압하는데 써먹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잘못으로 벌어진 상황을 교묘하게 악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는 표현으로도 모자란 상황입니다.
부산지하철은 타 도시 지하철과 달리 청소용역을 수의계약으로 하고 있습니다. 수의계약을 했다는 건 특혜를 줬다는 말입니다. 특혜를 준 이유는 해당 업체가 사회적으로 배려가 필요한 단체라고 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부산시민의 배려가 청소노동자 해고라는 결과로 돌아왔습니다. 이 얼마나 황당한 일입니까?
무엇보다 그 탄압의 주체가 장애인이라는 게 우릴 슬프게 합니다. 약자가 약자를 탄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노동자 17명을 해고하는 장애인단체가 어떻게 약자임을 내세울 수 있을까요? 그러면서 어떻게 이 사회에 그들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을까요? 약자에 대한 연대의식과 공감능력이 없는 약자야 말로 약자의 가장 큰 장애가 아닐까요? 부산장애인단체가 그런 약자가 아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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