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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8일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부산 국제신문 강당에서 정전협정 60주년 기념 강연을 했습니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강연에서 개성공단과 북핵 관련 내용에 대해 주로 얘기했는데 6.15선언을 성사시킨 당사자가 풀어주는 말이라 몰입해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박지원 의원의 강연을 청중으로서 와닿은 부분을 중심으로 전해봅니다.

 

박지원 의원은 개성공단 폐쇄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개성공단은 김정일 위원장의 업적이고 남쪽에도 안전과 사업보장을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여러차례 약속했기 때문에 현재 유훈통치 중인 김정은 위원장이 함부로 폐쇄시키긴 어렵다는 겁니다. 북이 아니라 남이 폐쇄를 원하는 거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는데 이 경우도 미국과 중국이 남한에도 대화 압력을 넣고 있어 박근혜 정권이 폐쇄를 결정하긴 어렵다고 합니다.

 

북핵의 관건은 소형화·경량화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정보책임자의 얘기와 미국의 발표 등으로 미루어볼 때 북한은 핵의 소형화·경량화에 정밀화까지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북한에 더 시간을 주면 동아시아 핵확산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은 여기서 북한 핵기술 발전을 중지시켜야만 합니다. 그래서 중국이 북한 뺨을 때리고 손도 잡아주며 대화의 장으로 불러들이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 언론은 이걸 남북대결에서 우리가 승리했다는 식으로 해석해서 북한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박지원 의원은 나라가 있고 언론이 있다며 북핵문제에서 언론의 자제를 촉구했습니다.

 

박지원 의원은 6번의 개성공단 회담에서 북한이 많은 양보를 했다며 고개를 숙이고 들어오는 김정은 위원장의 손을 박근혜 대통령이 잡아줘야 한다고 했습니다. 북한이 핵을 안 가지게 하려면 누구보다 남한이 손을 잡아줘야 한다고 합니다. 만약 박근혜 정권까지 이명박 정권처럼 북한을 멀리하면 10년간 북한과의 관계가 단절되는 셈인데 이렇게 되면 북한이 중국에 가버릴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개성공단으로 북한이 이익을 보는 것처럼 말하는데 사실 우리가 얻는 이익도 상당하다고 합니다. 현재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는 5만이지만 남한의 관련 종사자는 12만이라고 합니다. 만약 개성공단이 원래 계획대로 800만평으로 늘어나면 산술적으로 북한은 30만명이 일하고 우리 일자리는 75만개가 늘게 되서 남쪽의 경제적 이익도 북한 못지 않은 것입니다.

 

우리 기업들도 개성공단에 적극적이라고 합니다. 통일부에서 보험금 지급하겠다는 발표가 나왔는데 개성공단 사장들이 폐쇄한다는 소리는 안나왔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더라고 합니다. 기업들이 마지막까지 개성공단에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건데 이는 그만큼 개성공단이 우리 기업에 이익이라는 반증입니다. 개성공단 기업의 가장 큰 애로사항이 북한 노동자를 한 명이라도 더 고용하지 못하는 거라고 하는 거만 봐도 남한 기업이 개성공단에서의 사업을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까지 의무교육을 받고 10년 간 군대를 다녀온 북한 사람들은 어느 나라보다도 숙련된 노동자들이라고 합니다

 

박지원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을 가장 실패한 대통령이라고 했는데 그 이유는 역대 모든 대통령이 공을 들였던 남북관계를 방치하고 악화시켰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그 실패의 길로 가지 말 것을 당부했습니다. 그와 대해 얘기하면서 박지원 의원이 전한 이명박 정권 당시 남북간 접촉 에피소드는 이렇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서거 때 북한에서 온 조문사절에게 박지원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보라고 설득했습니다. 처음엔 완강히 거부하던 북측이 나중에 신청하겠다고 해서 박지원 의원이 통일부 장관에게 전화를 넣었습니다. 북측이 일정을 하루 연기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만났고 박지원 의원은 그 장면을 집에서 티브이로 보고 김대중 대통령이 돌아가시면서 이렇게 남북의 끈을 이어주는구나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이 악수만 하고 북측의 손은 안 잡아 주더랍니다. 박지원 의원은  그걸 보면서 이 정권에 대한 기대가 무너졌다고 합니다. 이후 이명박 정권 남은 기간 남북관계가 더는 볼게 없었다고 합니다.   

 

박지원의 말은 북한에서도 참고한다고 합니다. 서울에 온 북측 관계자가 직접 한 말인데 그만큼 남북관계에서 박지원의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 영향력을 미국도 이용한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오면 박지원 의원을 만나보고 가는데 박지원의 입을 통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미국의 의도도 있다고 합니다. 박지원 의원은 이런 미국의 말도 들어준다고 합니다. 박지원 의원 스스로 이중간첩이라며 웃었는데 국가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그 노릇을 하겠다고 합니다.

 

박지원 의원은 현 정국에 대해선 야당이 실패하고 있다고 단언했습니다. 국정원 촛불도 실패할 것이며 실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야당은 이렇게 실패하면서 박근혜와 여당이 독주하고 있다는 걸 국민에게 보여주어야 한다며 주국야서, 낮에는 국회, 밤에는 촛불을 들자고 했습니다. 여당은 실리를 갖고 야당은 명분을 가져야 하는데 현재 여당은 둘 다 가지려고 하기 때문에 야당이 실패할 수밖에 없고 이런 여당 독주의 상황을 야당이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의미였습니다.

 

박지원 의원은 강연 말미 자신이 '쫄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명박 정권 때도 원내대표를 하면서 역시 박지원이야 라는 소리를 들은 바 있습니다. 박지원 의원의 쫄지않는 투쟁 이력은 계파를 넘어 인정받습니다. 그래서 친노의 본거지라는 부산에서 친노에 대한 비판의 발언에도 모두들 경청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정치인의 힘은 말입니다. 가장 말의 힘이 느껴지는 박지원 의원이 가장 정치인다운 정치인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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