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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구 박빙이라고 했다. 그런데 깨보니 아니었다.

51 : 36.5

개표 시작부터 아예 기대를 가질 수도 없었다. 이길지도 모른다는 기대까지 했던 것에 비하면 참 맥빠지는 결과였다.

애초에 동구를 기대한 게 무리였는지 모른다. 노인인구 비율이 부산 최고인 17.5%로 도심 속의 농촌이나 다름없는 곳이다. 장년층 인구가 절반에 육박하는 곳에서 야권 후보 당선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꿈이었을지 모른다.


50대 이상 장년층 비율이 49.67% - 국제신문 10월 28일


40·50대, 동구청장 선거서 野 선호…"내년 부산 총선 변수로"


서울시장 선거와 함께 치러진 것도 찜찜했다. 만약 오세훈 전 시장이 무상급식 투표로 셀프탄핵 당하지 않았다면 10.26 재선거의 최대 관심 지역은 부산 동구였다. 

그랬다면 부산 동구의 투표율은 40%가 아니라 50%를 넘고 부산 동구 선거의 중요성을 인식한 유권자들은 투표함 앞에서 한번쯤은 더 고민했을지 모른다. 

높은 투표율과 지역주의에 대한 잠시의 고민은 이해성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해 승부를 긴장감 있게 만들었을 것이다.

서울시장 재선거는 부산 동구 선거 이슈를 가렸을뿐 아니라 한나라당이 불리하다는 소식으로 부산 동구의 보수층을 결집시킨 효과까지 만들었다. 

서울시장 선거 이슈에 부산 동구가 묻혔던 반면 부산의 한나라당 정치인들은 이 선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많이 긴장했다고 한다.

부산에서 한나라당은 이렇게 외쳤다.

"한나라당 부산에서 지면 갈 데 없습니다."

부산의 한나라당 지역구 의원들이 선거기간 총동원되어 동구를 샅샅이 흝었다는 말도 들린다. 아마 한나라당 의원들은 동구가 패배하면 자신들은 내년 총선 끝장이란 생각으로 동구의 거리와 집들을 누볐을 것이다.

8만 유권자의 작은 선거구에 이렇게 물량공세로 집중했는데 진다면 그게 이상한 거 아닐까?





내년 총선은 어떨까? 한나라당 부산 지역구 의원들의 기대대로 이 결과가 그대로 이어질까?

부산 전체와 부산 동구는 다르다. 부산 전체의 노인 인구 비율은 11.9%로 동구의 17.5%와는 차이가 크다.

10.26 재선거와 총선도 다르다. 10.26 재선거는 서울이 이슈였지만 총선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한나라당의 텃밭 사수가 관건이 되면서 부산이 총선의 중요한 승부처로 떠오를 수 있다.

게다가 총선은 이번 재선거처럼 한 지역에 집중할 수 없는 선거다. 유권자들이 높으신 국회의원님들의 황송한 케어를 받을 기회는 거의 없다.

동구의 박근혜와 총선의 박근혜도 다르다. 동구까지 찾아온 박근혜는 지역의 이슈가 될 수도 있지만 부산에 들린 박근혜는 그 영향력이 있다해도 엷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내년 총선에서 안철수는 어떤 식이든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인데 안철수가 부산 출신이라는 점도 박근혜의 영향을 제한한다.

총선을 목표로할 때 흐름상 10.26 재선거는 한나라당에게 예방주사의 역할을 하는 게 좋았다.

그러나 부산에서 한나라당에게 가장 유리한 지역에서 집중적인 선거운동을 펼친 결과 한나라당은 승리할 수 있었다.

한나라당에게 부산 동구 승리는 달콤한 독이 될지 모른다.

동구의 승리에 덮여버린 부산 민심이 내년 총선엔 더 크게 분노하여 폭발할 수 있다.

그 사이 한나라당 부산 정치인들은 동구 승리를 얘기하며 '설마'하고 지낼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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